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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노동계 만난 與…'민생 이슈' 선점 노림수


대선 당시 정책 협약 체결한 '한국노총' 방문
"주 '4.5일제' 단계적 도입 등 함께할 것" 약속
檢 폐지·사법부 압박 등 여당에 불리한 이슈 산적
정치권 "연휴까지 남은 기간 나흘…시간 부족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2025년도 제1차 고위급정책협의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5.9.29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2025년도 제1차 고위급정책협의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5.9.29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국회에서 쟁점 법안 처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노총을 방문해 친(親)노동 정책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 민생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2025년도 제1차 고위급정책협의회'에 참석했다. 민주당과 한국노총은 지난 대선 당시 정책협약을 체결하며 '우군' 관계를 형성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주4.5일제 도입 △정년 연장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권리 보장 △교원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한 한국노총의 요구에 화답했다.

그는 "민주당은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등을 통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노동3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주 4.5일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한참 웃도는 과도한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에도 한국노총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정 대표가 노동계와 스킨십에 나선 것은 다가오는 추석 밥상에 올릴 이슈 선점 차원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추석 전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은 물론 비쟁점 법안 60여 건도 함께 상정해 처리하려고 했지만 여야 이견으로 인해 사실상 비쟁점 법안 처리를 뒷전으로 미룬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지난 25일 본회의 직전 마지막 회동에 나선 여야는 끝내 법안 상정과 관련해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합의된 법률을 먼저 상정해 처리하자고 건의했는데, 민주당에서는 합의가 되지 않고 필리버스터가 예고된 법안부터 상정하자고 해 의견이 엇갈렸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2025년도 제1차 고위급정책협의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5.9.29 [사진=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기 위해 차에 오르고 있다. 2025.9.17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에 현재 여의도 안팎을 휘감고 있는 이슈들은 민주당에 유리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제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들어갔지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지난 77년간 존속해 온 국가형사사법시스템의 여당 주도 재편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압박 등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실제 지지율에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43.3%로 전주 대비 0.9%p 하락했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 측은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추진 및 탄핵 시사,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편 등 여당의 정국 주도 노선, 미국 관세협상 난항 등 경제적 이슈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해당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도 이날 정 대표의 행보에 대해 추석을 염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민생 이슈를 추석 밥상에 올리기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추석을 앞두고 노총 위원장과 농민 대표 등을 만나는 건 중량급 정치인들의 레퍼토리"라면서도 "(파급력이 센 이슈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큰 의미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여권 지지율이 조금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 행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민주당에 유리한 이슈가 내란 프레임 말고는 거의 없다. 사법부에 대한 공격은 중도층을 굉장히 자극하는 요소로 좋지 않다"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연휴까지 남은 기간은 나흘인데, 그동안 관세협상의 변곡점이 생기기도 어렵고, 내일은 조 대법원장 청문회(가 열린)다"라면서 "추석 밥상에는 사실 민생 이슈를 올리고, 그것을 최대한 홍보하는 게 (맞는데), 이런게 다 묻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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