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해양수산부(해수부)가 내년에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오는 10월에 국내 선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류지호 해수부 해운정책과 사무관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북극항로 준비 공동 포럼 출범식'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류 사무관은 "지난 2013~2016년 북극항로를 다녀온 선사(현대글로비스, 팬오션 등 4개 국내 기업)가 있다"며 "러시아와 협의가 전제돼야 하지만, 북극항로 개척에 적극 참여한다면 북극항로 선점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병구 울산항만공사 물류영업부장, 박원근 인천항만공사 물류전략처장, 류지호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사무관, 우종완 동양 대표, 이응혁 부산항만공사 국제물류지원실장, 박성현 국립목포해양대학교 전(前) 총장,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 이홍훈 국립목포해양대학교 북극항로 선박안전운항 연구센터 소장, 이명호 폴라리스쉬핑 부장, 임형윤 여수광양항만공사 물류전략실장.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2f4e656372fdb.jpg)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부 해안을 따라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최단 해상 루트를 말한다. 기존 수에즈운하보다 운항 거리가 짧아 시간·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해수부는 수에즈운하보다 약 30%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수에즈운하는 2만400㎞로 약 30~34일 걸리지만, 북극항로는 1만3000㎞로 약 20~24일 걸릴 거란 관측이다.
북극항로는 약 3개월(7~10월)만 운항 가능하지만, 그 기간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 해빙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수부 "북극항로 개척에 5000억 투입⋯동반 성장"
류 사무관은 "해수부는 내년 북극항로 개척 예산에 약 5000억원을 투입한다"며 "이중 극지항해 선박(쇄빙선·내빙선)에 대해선 보조금 약 11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에는 항만 시설 사용료를 50%를 감면해 주고 있지만, 항만공사와 협의해 더 전폭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화주가 선사를 통해 북극항로를 통해 물건을 실으면 동반 성장의 기회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류 사무관은 "부산항을 통해 북극항로로 올라가면 부산항뿐만 아니라 여수광양항, 울산항의 물동량이 증가한다. 또 울산·경남·거제에 있는 선박 수요뿐만 아니라 해양진흥공사(해진공)에서 하는 선박 금융 수요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해진공 "기금 통한 금융 투자·내년 말 성과 보고"
해진공은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개척 기금을 통한 금융 투자와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해진공은 북극항로 구축 지원 특별법과 북극항로 개척 및 지원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 선박 도입부터 내빙 기자재, 기술 개발 지원, 인력 양성 등 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영두 해진공 해상공급망기획단장은 "우리나라 선사가 북극항로를 못 가는 이유는 배가 비싸고 리스크(위험)가 크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금융권에서 투자를 잘 안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해진공은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대한 일정도 발표했다. 크게 사전단계부터 준비 단계, 실행 1~3단계가 해당한다. 다음 달부터 내년 말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사전단계를 보면 경제성 타당성 분석과 화물 유형별 경제성 분석 등을 다음 달까지 마친다. 준비 단계는 내년 2월까지 북극항로 개척에 참여 선사를 확정하고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실행 1~3단계는 연안국 운항 허가 신청과 전문가 승선 모니터링, 시범 운항 백서 발간과 성과 보고회 등으로, 내년 말까지다.
"여수항 D-1 해상 환적 재개·바이오디젤 연료 개발해야"
선사업계에서는 2015년에 금지된 여수항 D-1 정박지 내 해상 환적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종완 동양 대표는 "현재 여수광양항의 연간 화물량은 1억3000만톤(t)이고, 동양은 이중 연간 약 2300만톤t을 담당하고 있다"며 "여수항 D-1 해상 환적을 이른 시일 내에 열어주면, 동양의 물동량은 현재 기준 2000만t에서 오는 2027년에는 5000만t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호 폴라리스쉬핑 부장은 "내년 상반기에 북극항로 개척을 시범 운항하는 것에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친환경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보다 바이오디젤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용 연료로 쓰면, 북극항로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가칭 '북극 해운 데이터센터'를 만들면 선사의 안전 운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북극항로 준비 공동 포럼에는 4개 항만공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와 해진공, 극지연구소, 해수부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발제는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과 박성현 국립목포해양대학교 전(前) 총장이 맡았다.
토론자로는 류지호 해수부 해운정책과 사무관, 이응혁 부산항만공사 국제물류지원실장, 박원근 인천항만공사 물류전략처장, 김병구 울산항만공사 물류영업부장, 임형윤 여수광양항만공사 물류전략실장, 정영두 해진공 해상공급망기획단장, 우종완 동양 대표, 이명호 폴라리스쉬핑 부장이 참석했다. 좌장은 이홍훈 국립목포해양대 북극항로 선박안전운항 연구센터 소장이 맡았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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