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육아맘 A씨는 외출 시 유모차를 끌고 나가야 해 집 앞 편의점도 마음 편히 다녀오지 못한다. 이에 다양한 상품을 집으로 배송받는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철칙을 세웠다. 급하게 아이 분유, 기저귀 등이 떨어지면 배달비를 내더라도 1시간 내 빠른 배송을 선택하지만, 당장 없다고 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반찬이나 생필품은 배송이 늦더라도 저렴한 플랫폼을 찾는다.
그는 "빠르게 물건을 배송받으면 당연히 좋겠으나, 즉시 배송은 최소 주문금액이 있거나 추가 배달비가 붙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비에 대한 반감이 많이 사라진 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늦어도 대부분 하루 만에 오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퀵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배송 속도와 비용을 두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82bbba194130a1.jpg)
퀵커머스 서비스가 무한 확장하는 가운데 무조건 빠르기만 한 배달 서비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퀵커머스 시장을 위해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면서 빠른 속도에 집중하고 있으나 지속성에 의문이 달리고 있어서다. 결국 시장이 과도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면 소비자 수요에 따라 배송 서비스가 구분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분명한 퀵커머스의 한계…"배송 서비스 중 하나 될 것"
업계에서는 퀵커머스 시장이 과도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퀵커머스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배달산업이 전례 없는 속도로 커지면서 등장했는데, 당시 낮은 수익성 탓에 대형 유통사들마저 사업을 줄줄이 철수했다. 이후 최근 들어 각자 역량에 맞게 재정비를 거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빠른 속도 경쟁이 불러오는 해결 과제들도 적지 않다. 특히 소비자와 기업의 공통적인 고민은 배달 수수료 문제다. 더욱이 대부분 퀵커머스를 내세운 기업들은 배달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초반 승기를 잡기 위한 각종 프로모션 경쟁도 치열하다.
소비자들이 단기간 퀵커머스 시장에 빠져든 이유도 프로모션 영향 때문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배달비 지원, 할인쿠폰 등을 쏟아내면서 같은 상품을 사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경우가 생길 정도다.
하지만 언젠가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성숙 또는 안정기에 접어들면 과도기 수준의 비용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상품 가격은 정해져 있으니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쓰는 돈은 똑같은데, 수수료 등 유통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수수료는 소비자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배달 플랫폼 퀵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편의점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대부분 최소 주문금액은 1만원이다. 여기에 플랫폼별 유료 멤버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배달비 3000원을 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편의점 객단가가 7000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배송받기 위해 억지로 상품을 짜 맞추고, 배달비를 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생기는 셈이다.
이에 시장의 과도기적인 상황이 지나면 배송 서비스가 1시간 내 배송, 오후 배송, 당일 배송, 새벽 배송, 익일 배송 등으로 공존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배송 속도에 따라 비용은 늘어나는 만큼 개인 수요에 따라 필요한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당연히 빠르고 싼 것을 원하지만, 이는 현실적인 유통 구조상 쉽지 않다"며 "비용과 수익성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지가 기업들의 배송 역량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 있는 롯데의 독자노선
이런 전망은 퀵커머스 시장에서 다소 잠잠한 롯데의 행보와도 연결된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가 배달 플랫폼에 입점해 공격적으로 즉시 배송에 나서는 것과 달리 자체앱을 통해 배송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떼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 4월 론칭한 앱 '제타'에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곧장 보내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물건을 받도록 하루 3~4차례 배송한다.
![최근 퀵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배송 속도와 비용을 두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36636e4b58b351.jpg)
롯데마트 제타는 2022년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선보인 결과물이다. 이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기반으로 하는데,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 및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이다. 당장 속도는 늦더라도 독자적인 시스템을 통해 사업의 지속성을 증명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내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 부산 자동화물류센터(CFC)가 가동하면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루 최대 3만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하고, 새벽부터 심야까지 2시간 단위 배송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적인 빠른 문화와 함께 아파트에 밀집해 거주하는 특성을 등에 업고 퀵커머스 발달에 도움이 된 것"이라며 "시간을 돈으로 보는 소비자들의 신념을 구현한 것으로 소비자들 수요에 따라 시장이 계속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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