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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집안에 꿍쳐 둔 현금 '565조원' 넘어⋯왜?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일본에서 시중에 풀리지 않고 가정 등에 묶여 있는 현금이 60조엔(약 56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최근 발간한 '새 일본은행권(신권 지폐) 유통상황' 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년 만에 도안을 완전히 바꾼 새 지폐를 지난해 7월 선보였다. [사진=EPA/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년 만에 도안을 완전히 바꾼 새 지폐를 지난해 7월 선보였다. [사진=EPA/연합뉴스]

일본은행은 지난해 7월 20년 만에 1000엔, 5000엔, 1만엔 신권을 발행했지만 교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구권 교환 규모는 20년 전의 30% 수준에 그쳤고, 특히 고액권인 1만엔권은 20%에 불과했다. 이는 시중으로 흘러가지 못한 현금이 여전히 가정에 머물러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대해 기관은 상속세 회피 등 과세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령층의 저소득과 금융기관 불신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발표한 '일은 자금순환통계'에 따르면 개인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사상 최대치인 2230조엔에 달했으며 이 중 60%를 60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1.5%, 70대 이상이 38.3%로, 특히 70대 이상이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에는 일본 특유의 사회·역사적 배경도 작용한다. 지진 등 자연재해가 잦아 현금을 직접 보관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고령층은 연금 부족과 의료비 지출 증가에 대비해 절약을 중시한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년 만에 도안을 완전히 바꾼 새 지폐를 지난해 7월 선보였다. [사진=EPA/연합뉴스]
일본인들은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사진은 일본은행 건물.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인플레이션 억제를 이유로 예금을 봉쇄한 적이 있었고 지난 2007년 우체국 민영화 이후에는 만기 후 20년 2개월이 지나면 예금이 국고에 귀속되는 제도까지 시행됐다. 이러한 경험이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 역시 현금 보관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본은 2016년 1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0.10%)로 낮춘 뒤 장기간 제로금리·마이너스금리를 이어왔다.

이후 2024년 초 마이너스 정책을 공식 종료하고 2025년 1월에는 기준금리를 0.5%로 올렸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들이 2~5%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이런 환경 속에서 고령층 사이에서는 은행에 맡기느니 현금을 직접 보관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집안에 묶여 있는 현금'이 많을수록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거나 국채를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더라도 현금이 가계에 머무른 채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지 않으면 통화승수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이는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년 만에 도안을 완전히 바꾼 새 지폐를 지난해 7월 선보였다. [사진=EPA/연합뉴스]
이 같은 현상으로 노년에도 돈을 쓰자는 사회 풍조가 확산하기도 했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셀스]

최근 일본 사회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한 반성도 나타나고 있다. 무조건 절약하기보다 힘들게 모은 자산을 활용해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는 것이 사회에도 이롭다는 의미의 '제로카츠(0의 삶, 다 쓰자)'라는 유행어가 퍼지고 있으며 치매에 걸린 고령자의 현금 자산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하는 '치매 머니'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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