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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삼겹살?"⋯PB상품 무한경쟁 속 상표권 '풍년'


기발한 네이밍·디자인 확보하기 위해 일단 출원부터
PB 경쟁 속 선택 아닌 필수⋯다양한 아이디어 쏟아져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경기 불황 속 자체브랜드(PB)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상표권 선점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PB는 대부분 가성비를 강조하는 만큼 직관적이고 기발한 네이밍·디자인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기업들이 자체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상표권을 등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유통기업들이 자체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상표권을 등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25일 지식재산 정보 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이커머스, 대형마트, 패션·뷰티기업, 홈쇼핑 등 유통기업들의 상표권 출원이 늘고 있다. 특히 PB 사업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상표권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명칭·디자인을 발굴하면 일단 등록부터 할 정도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이달 'Ye!low'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명칭만 보면 알파벳 소문자 l(엘)로 구분해 '옐로우'라는 의미와 'Ye!+low(낮은)'로 저렴하다는 이미지를 담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상품 출시 계획이 정해진 건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최근 PB 시장이 확대되면서 네이밍을 선점하기 위해 특허청에 일단 등록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등록은 돼 있으나 상품을 출시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홈쇼핑 GS샵의 경우에는 최근 '스튜디오 디페(STUDIO DIFFE)'라는 이름의 의류·가방으로 분류된 상표권을 출원했다. 해당 상표 역시 브랜드 운영 계획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상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는 AI 신선식품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해당 상표권은 'AI 삼겹살', 'AI 사과', 'AI 복숭아', 'AI 귤', 'AI 메론', 'AI 참외' 등이다. 자체 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해 신선식품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데, 해당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AI 장비가 전체 부위의 지방과 살코기 비율을 점검한 삼겹살이 대표적이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소비 패턴 변화와 무관치 않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초가성비 상품에 눈을 돌리면서 PB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이마트는 최근 10년 만에 PB '5K PRICE'를 론칭했다. 사진은 서울 이마트 용산점 입구 근처에 설치된 5K PRICE 전용 매대.

이마트는 이달 노브랜드 출범 이후 10년 만에 새롭게 론칭한 전 품목 5000원 이하 PB '5K PRICE'를 내놓았다. 이마트는 해당 PB 상품 출시 약 1년 전인 지난해 9월부터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유사한 이름이나 디자인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 단계 혹은 그 전부터 상표권을 출원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상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PB 기획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해당 부서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 좋은 네이밍이 나오면 일단 상표권 등록부터 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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