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백화점,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경기 침체, 기후 변화, 소비 패턴 변화 등 복합적으로 얽힌 위기 속 변곡점에 섰다. 백화점은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고, 줄곧 잘나가던 편의점마저 휘청였다.
이들은 소비심리 회복세 흐름을 타고,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서 하반기 반등하겠다며 쇄신 의욕을 다지고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올해 2분기 실적이 잇따라 공개된 가운데, 상반기 백화점·편의점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침체 직격탄 맞은 백화점
먼저 백화점의 경우 3사(롯데·신세계·현대) 모두 외형이 줄었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매출 1조5615억원으로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1조2075억원으로 1.4% 빠졌고, 현대백화점 역시 1조1791억원으로 2.2% 줄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백화점만 운영 경비 효율화 등으로 영업이익 19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9% 늘었는데, 롯데쇼핑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78억원에 불과해 전체 이익은 높지 않은 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영업이익 1789억원, 현대백화점은 1666억원으로 각각 8.5%, 4.3% 감소했다.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침체가 극심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소비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더욱 가파르게 기울고 있어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각 백화점은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점포 리뉴얼에 나선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매출 선방에도 수익성 하락세 지속
올해 상반기 국내 편의점 양강인 GS리테일의 GS25와 BGF리테일의 CU는 매출을 소폭 늘리는데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최근 몇 년 새 고공행진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뼈아픈 결과다.
2분기 기준 GS25 매출은 2조2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590억원으로 9.1% 감소했다. 편의점 매출이 전체의 약 98%를 차지하는 BGF리테일도 매출은 4% 늘어난 2조290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8.9% 줄었다. 두 기업 모두 주말 우천 증가 등으로 인한 날씨 영향과 판관비·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적인 침체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점포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포화 상태에 따른 출혈 경쟁이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반기 실적은 다를 것"⋯의욕 다지는 업계
백화점과 편의점은 상반기 중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는 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비심리가 일부 살아났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는 데다, 내달 말부터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면 외국인 고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따른 낙수효과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백화점의 경우에는 투자에 따른 리뉴얼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이달 말 델리관을 오픈하고, 본점은 루이비통·에르메스 매장이 들어서는 최고급 점포로 탈바꿈한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잠실점 본관 리뉴얼을 통해 '롯데타운 잠실'의 완성도를 높인다. 현대백화점 역시 하반기 주요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로 품어 소비자 발길을 유인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은 내수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정부의 부양 정책이 강화되면서 매출과 이익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자체 브랜드(PB)를 늘려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CU는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에서 킬링 상품들을 만들어 내고, 초저가 PB상품 품목을 확대한다. GS25도 장보기 상품을 강화하고, 의류·뷰티 등 비식품 상품군에서 차별화를 꾀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내수 진작 효과에 따라 하반기 편의점 기존 점포 성장률 회복이 가능할 듯하고, 3분기부터 이익 증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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