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재력가들을 해외로 유인해 거액의 금품을 갈취한 ‘셋업범죄’ 조직을 검거했다고 오늘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조직은 골프 여행을 빌미로 피해자들을 해외로 유인한 뒤, 미성년자 성매매 단속을 빙자하거나 카지노 사기도박을 통해 총 11억 9천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셋업(set-up) 범죄’란, 범죄를 저지를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꾸며 금전을 뜯어내는 신종 범죄 수법이다. 이번 사건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진행됐으며, 경찰은 조직 총책 A씨를 비롯해 총 12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
수사의 단초가 된 첫 범행은 2022년 12월 태국에서 발생했다. 당시 총책 A씨는 골프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사업가에게 친밀감을 쌓은 뒤 해외 골프 여행을 제안했고, 태국에 도착한 뒤 일정을 소화하던 중 피해자에게 미성년자 성매매를 유도한 것처럼 상황을 꾸몄다. 이후 ‘단속 무마’ 명목으로 2억 4천만원을 갈취했다.
이어 경찰은 A씨 일당이 2023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또 다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캄보디아에서 유사한 범행을 벌인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국내 골프연습장 등에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이들은 골프 여행을 제안하며 캄보디아로 유도했고, 현지 카지노에서 속임수를 동원해 도박으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입힌 뒤 총 9억 5천만원을 갈취했다.
특히 이들은 피해자에게 70만 달러 상당의 도박 빚을 떠안게 한 뒤, 일행 중 한 명이 인질로 잡혀 있는 것처럼 꾸며 단 한 번에 6억 8천만 원을 받아내는 등 극도로 정교하고 위협적인 범행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범행 대상자와 공범의 차량에 불법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동선을 감시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조직원들은 총책, 유인책, 바람잡이 등으로 철저히 역할을 분담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현지 카지노 관계자와도 사전 공모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현재 해외로 도피 중인 현지 관리책 1명에 대해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현지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해당 인물에 대한 국내 송환을 협의 중에 있다.
경찰 관계자는 “셋업범죄는 피해자가 자신도 범죄에 연루됐다고 착각해 신고를 꺼리는 특성이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형사처벌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이므로, 유사 상황에 처한 경우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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