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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바이오 거래 증가⋯왜?


올 상반기 계약 규모 183억 달러…"빅파마 거래 31%가 중국"
화이자·애브비 등과 협력 확대⋯보호무역 추세에도 협력 지속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올해 상반기 미국과 중국 제약사 간 대규모 라이선싱 계약이 급증하며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중심축이 재편되고 있다. 신약 개발 경쟁이 심화하고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음에도 양국 제약업계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중국이 임상시험과 특허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과 중국 제약사 간 라이선싱 계약은 총 14건이 체결됐으며, 계약 규모는 183억 달러(약 2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체결된 2건과 비교하면 7배 증가한 수치다.

라이선스 계약은 상대 기업의 제약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제조·상용화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중국 기업들이 미국 제약사에 제공한 라이선스는 비만, 심장병,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과 관련돼 있다.

실제로 미국 화이자는 올해 5월 중국 3S바이오로부터 실험용 항암제 라이선스를 선급금 12억5000만 달러를 지불하며 인수했는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더하면 최대 60억5000만 달러(약 8조18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앞서 애브비도 올해 초 중국 심시어자이밍의 다발성골수종 신약 후보물질 'SIM0500'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10억5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이들 기업이 중국과 잇따라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NMPA)은 최근 신약 임상시험 검토 대기기간을 기존 6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은 임상시험 심사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과 마찬가지로 의뢰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규제 당국의 이의 제기를 받지 않으면 자동으로 임상이 승인되는 이의 제기 기반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신약 개발 수준이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부터 글로벌 임상시험 건수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보다 임상 비용이 저렴하고, 인간 대상 데이터(POC)를 빠르고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덕분이라는 평가다.

바이오 특허 등록 건수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중국의 바이오 특허 등록 건수가 201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연간 3만9997건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의 바이오 논문 게재 건수는 연평균 13.54% 증가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22만5258 편)에 달했다.

ASPI는 최근 5년간 바이오산업을 포함한 64개 핵심 기술 분야 중 57개 분야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산업 7개 세부 분야 중 4개 분야에서도 중국이 선두를 유지하며 미국을 앞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에서 수행되는 임상시험이 늘어나면서 바이오 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점유율에서 중국이 14.59%를 차지해 미국(21.1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미국은 23.57%에서 줄었고, 중국은 11.34%에서 상승했다. 지난해 한국은 점유율이 감소해 3.46%로 6위로 내려앉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미국, 중국 국기가 뒤섞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과 의약품 수입품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 등 보호무역 기조에도 양국 간 바이오 기술 거래는 정치적 변수와 무관하게 협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현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를 저울질하며 수입 의약품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시판되지 않은 의약품은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아 라이선싱 거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자금조달 확대와 규제 변화로 중국은 제약의 황금기에 접어들었다"며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의 라이선스 거래 중 31%가 중국 바이오기업과 관련돼 있으며, 올해에도 이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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