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포털을 말한다 - 1] 포털, 'e코리아의 허브'가 되다


 

인터넷이 대한민국을 깨우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어느 새 인터넷을 빼 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그런 시대가 오고야 말았다. 국내에 상용 웹이 등장한지 10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중에서 인터넷을 대표하는 포털은 이제 초등학생부터 60대 연령층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구성원을 연결해 주는 허브로 변신하고 있다.

세간에는 "털은 털인데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털은?"..."포~털"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농담이다.

포털은 우리의 일상 생활을 바꾸고, 유행을 만들어 내며, 사회의 낡은 관습과 논쟁의 구도를 깨부수고, 새로운 사고의 틀을 요구하기까지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포털은 우리 사회의 민주적 여론을 주도하고 기존 권력을 해체하고, 또 새로운 권력을 스스로 창출해 내기도 한다.

어떤 이는 포털을 "21세기 문명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작되는 진원지"라고 한다. 또 혹자는 루머와 욕설, 남의 창작물을 몰래 훔쳐 가는 인성이 무너지는 곳이 포털인지라, 당근보다는 채찍이 필요하다고 다그치기도 한다.

모두가 일리 있는 말이다. e세상은 참으로 무섭다.

그러나, e세상의 수레바퀴를 우리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굴리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의 일치된 합의가 필수적이다. 포털의 수레바퀴를 올바른 방향으로 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미래에 있지 않고 과거에 있다는 말이 있다. 지난 10년, 아닌 최근 2∼3년 동안 너무 숨 가쁘게 달려온 포털을 다시 한번 찬찬히 둘러보고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우리는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네티즌들도 속도감을 잃어버리고 질주하는 무절제한 욕망을 잠시 억누르고 전통적 관찰자의 눈을 가져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아이뉴스24는 상용 웹이 등장한지 10주년을 맞이해 '포털을 말한다'는 기획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싣는다. 이를 통해 포털이 도대체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길래, 이렇게들 난리법석을 피우는 지, 그 좌표를 가름해 보려고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고견을 부탁드린다. [편집자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모든 길은 '포털'로 통한다는 말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사람과 정보, 그리고 돈과 명예가 모두 포털로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이 e코리아의 허브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허브는 목적지로 가는 출발점이자 중요한 연결고리다.

과거 유사이래 사람과 정보가 모이는 곳은 문명의 발상지이자, 그 시대의 총아였다. 포털도 디지털 정보시대에 문명의 근원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 모든 것이 왜 포털과 통해 있을까.

그 곳에 가면 찾고자 하는 모든 게 있기 때문이다. 카페, 블로그, 미니홈피 등 나를 e세상과 연결해 주는 커뮤니티와 검색, 쇼핑, 뉴스, 메일, 금융, 토론장, 게임 심지어 인터넷 TV, 전화(VoIP)까지 모든 게 포털 안에 들어 있다.

특히, e-라이프 시대에 10대, 20대 젊은이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포털 안에서 먹고 자고, 그들 스스로 정보와 문화를 생산, 창조해 간다.

포털은 이제 디지털 정보시대 신 인류의 삶의 공간이자 터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지식과 정보가 담겨 있기도 하다.

또한 포털은 우리 사회의 민주적 여론 수렴의 장으로 대한민국을 움직이기도 한다. 때론 강하게 밀어 부치기도 하고 때론 보듬어 주기도 한다.

2006년 디지털 정보시대 포털에는 과연 얼마만큼의 사람과 정보가 모여들고 있는 것일까.

◆ 포털에 사람과 정보가 모인다

국내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www.naver.com) 서비스의 데이터 용량은 총 1천 800테라바이트(TB). 일반적으로 하루 종이 신문의 양(200Kb)을 데이터로 환산해 볼 때 이는 약 2천 600만년 분량의 양이다. 신문의 발행일로만 따지면 인류의 역사보다도 긴 셈이다.

영자신문의 페이지로 환산하면 1천 198억 페이지다. 신문 용지의 두께가 0.064mm 임을 감안해 그대로 쌓으면 그 높이는 약 766만 7천 712 미터다.

<네이버 서비스 규모 및 현황>

회원 수

2천 300만 명

하루 방문자수(UV)

1천 300만 명

서비스 총 데이터량

1,800TB =영자신문 2천600만년/페이지 1천198억 페이지

네트워크 사용량

50Gbps = 초당 영자신문 40만 페이지 전송

<표1 출처 : NHN>

1초 동안 오가는 정보의 양도 엄청나다.

네이버 서비스에 사용되는 네트웍 사용량(Peak Time기준)은 50Gbps(bps = bit per second)이다. 이를 바이트로 환산하면 초당 6.25기가바이트로 영자 신문 약 40만 페이지에 해당된다.

지난 1945년 개원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의 장서는 현재 560만권. 이를 모두 디지털화해도 포털에 담겨 있는 정보와 비교할 수 없는 양이다.

세상의 온갖 정보를 담고 있다 보니 이 곳을 찾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많아지게 마련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준결승 한국 Vs 독일전이 열리는 밤 서울 시청 앞과 광화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등 전국을 붉게 물들인 붉은 악마 응원단은 어림 잡아 700만명. 그러나, 네이버를 찾아오는 하루 순방문자 수는 이것의 두 배인 1천 300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온-오프라인 어느 곳을 둘러봐도 하루에 1천 300만명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은 포털 뿐이다.

대표적인 포털 뉴스인 미디어다음의 주간 방문자수(UV)는 1천 329만여명, 페이지뷰(PV)는 9억 4천만건이다. 국내 최다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그 어떤 언론 매체도 비교 대상이 되지 못 한다.

포털에 집중되는 검색어를 들여다보자.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하루 포털 검색 창에 던지는 질문 횟수는 63.8회. 4천 700만명의 국민이 한 달동안 약 30억개에 달하는 검색 쿼리를 던지는 셈이다. 숫자로만 따지면 대한민국 국민은 전 세계에서 가장 호기심이 많은 국민 중 하나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포털의 검색 창이 사라진다면, 이 많은 궁금증과 정보를 어떻게 찾아 줄지 모를 일이다.

◆ 디지털 신인류, 포털을 낳다

그럼, 포털에 사람과 정보가 모이게 하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지난 98년 1월 23일 사이버가수 아담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이후 류시아, 사이다 등 상업적인 캐릭터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혹자는 이들을 사이버 신 인류로 포장했지만 이들 중 현존하는 인물은 없다. 모두 사망하거나 실종 상태다.

상업성에 기댄 사이버 캐릭터는 결국 살아남지 못했지만 대신,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디지털 신 인류가 생존해 있다.

그들이 바로, '폐인', '싸이족', '블로거', '사이버작가' 등으로 불리는 '신인류'들이다.

주로 80년대 출생해 인터넷과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N세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70년대 X세대들도 경제력으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소통과 일상적 관계'를 중시하는 이들은 지난 2000년 이후 우리 사회의 여론 형성과 변화 주도층으로 성장한 P세대, 혹은 W세대라는 이름으로 사회 전면에 나섰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P세대(Paradigm-Shift Generation)는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과 이에 대한 참여 의식이 뚜렷하고 개인의 열정을 대중 안에서 자유롭게 표출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들 P세대가 인터넷과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포털의 성장도 급성장을 이룬다. 지난 2000년 이전까지 포털의 성장은 매우 느렸다. 당시 성장곡선은 거의 제자리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 이후부터 주요 포털들의 성장세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는 이유도 이 같은 사회적 배경 때문이다.

<국내 5대 포털 매출 현황>

구분

2001

2002

2003

2004

2005 (추정치)

네이버

-

746억원

1천663억원

2천294억원

3천400억원

다음

304억원

765억원

1천414억원

1천874억원

2천100억원

네이트

-

-

500억원

1천100억원

1천600억원

야후 (글로벌)

7천100억원

9천500억원

1조6천억원

3조6천억원

-

엠파스

34억원

133억원

260억원

314억원

-

이후 미순-효순양 광화문 촛불시위, 대통령 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포털은 이들의 광장과 분출구로서의 역할을 한다. 바로 포털이 우리 사회의 핵심체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포털은 결국 디지털 문명 속에 살고 있는 신인류가 낳은 산물이다. 신인류와 포털은 그래서 한 몸과도 같다.

포털 업계 CEO들도 이 P세대의 성장이 포털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은 "소위 P세대를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활발한 활동과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어왔다"며 "초기 상용 웹의 형태로 포털이 탄생한 처음 5년 동안 성장과 변화는 매우 느렸지만 이후 5년은 이들 때문에 너무 빨랐다"고 회고한다. 그는 또 "그러나, 앞만 보고 달려 온 나머지 우리를 정리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지난 10년을 평가했다.

디지털 신 인류가 우리 사회 변화의 주도세대로 등장했지만 이들은 맹점도 가지고 있다.

무엇이든 씹지 않고 그대로 삼켜 버린다. 느리고 불편한 것보다는 빠르고 쉬운 것에 더 익숙해 있다. 불편함 속에서 지혜를 얻기보다는 편리함 속에서 풍요를 얻으려고 한다. 그래서 약간은 비대해지고 포장되어져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공동 과제이기도 하다.

◆ 포털이 대한민국을 움직인다

사람과 정보가 모이고 사회참여 의식이 높아지면서 포털의 정치, 사회적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가 여의도 국회의사당이라면 국회를 움직이는 국민 여론과 의제설정 기관의 1번지는 바로 포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포털의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줬던 사건이 바로 '제주도 서귀포 부실 도시락 파문'과 '연예인 X파일' 사건. 이 두 사건의 최초 진원지는 바로 포털이다.

특히, '부실 도시락 파동'은 온라인의 이슈가 오프라인으로 유통되어 정보의 공급 채널이 뒤바뀐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과거 오프라인에서 설정된 의제가 온라인으로 옮겨왔지만 이제는 온라인에서 이슈화된 문제들이 거꾸로 오프라인으로 이동해 우리 사회의 변화의 논쟁을 직접 촉발시켰다. 반면 '개똥녀 사건',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진위논란과 MBC 광고중단 사태' 등은 네티즌들의 무차별적 공격적 성향에 대한 폐해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밖에 '간호조무사 신생아 학대', '사이버 독도 지키기 열풍' 등은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포털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온라인 포털의 영향력은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도 변화를 주었다.

미국 하버드 전 주한대사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온라인 포털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정부 관료들도 포털을 대국민과의 대화 통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포털의 여론수렴 과정은 6자 회담개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여야 불문하고 정치인들은 포털의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실제로 의원들이 직접 포털의 서비스 운영 실태와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이들 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 사회의 여론의 용광로인 포털의 행보와 네티즌들의 '넷심(net 心)'에 연신 귀를 기울이고 있다.

20∼30대 연령층에게는 인터넷이 신문과 방송보다 더 큰 영향력을 주고 있는 매체다. 여론의 행보를 살펴야 하는 정치인들이 인터넷의 총아인 포털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이 뉴스를 접하는 미디어가 종이신문(40.5%)과 인터넷(35%)이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포털이 우리 사회의 여론 형성 및 의제 설정 기관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란 예측을 가능케 한다.

인터넷 포털 미디어들의 사회적 영향력도 오프라인 신문을 능가한다. 최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있는 '댓글' 문화도 포털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례 중 하나이다.

NHN 최휘영 대표는 "과거 매스미디어 혁명 시대에는 정보 전달자는 소수이고 다수의 정보 소비자만이 존재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다수의 정보 소비자가 다수의 정보 생산자가 되고 실시간으로 이를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혁명의 시대에 있으며 이 중심에 포털이 있다"고 강조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울림의 진원지가 청와대나 국회가 아니라 포털로 대체되는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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