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나왔다며 육아 책 낸 한국인 박사, '모두 거짓'이었다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화려한 명문대 이력을 내세우며 지난 1월 육아 관련 심리학 도서를 낸 한국인 박사의 이력이 모두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길벗출판사는 지난 10일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 저자 김민지 씨의 허위 이력 등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당사가 지난 1월 출간한 해당 책 저자 이력 사항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는 출판사는 "그 결과 저자의 주요 이력이 상당 부분 허위라는 점, 책에 수록된 추천사 역시 당사자들에게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책에서 저자인 김 씨는 자신에 대해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과 뇌과학을 공부하고 UCLA에서 임상심리학 박사를 취득한 미국 공인 임상심리학자'라고 기재했다. 또한 그의 책 표지에는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데이비드 카루소 예일대 감성지능 전문연구위원, 딘 키스 시몬턴 UC데이비스 심리학과 교수 등 추천사가 실렸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다 가짜로 드러난 것이다.

출판사는 김 씨 이력을 의심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온라인 기록상 저자의 한국 활동이 2018년부터 이어지고 있었으며, 서울시교육청과 대검찰청 등에서 강의를 진행한 것을 확인하고 해당 기관에서 강사 이력을 검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전 저자 상담실에서 직접 만났는데 해당 장소 내 하버드대를 포함해 여러 기관에서 발급된 인증서들이 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주변 임상심리 전문가 사이에서도 좋은 평판을 얻고 있어 저자의 이력이 이미 사회적으로 검증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추천사 역시 저자를 신뢰하는 상태에서 저자가 직접 학계 관련자에게 추천사를 받겠다고 해 진위를 의심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이유와 과정을 불문하고 저자의 이력과 경력을 검증하는 과정이 충분치 못했다는 점, 추천사 진위를 의심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해당 책이 출간되고 난 뒤 온라인상에서는 저자 김 씨에 대한 허위 이력 의혹이 생겨났다. 하버드대와 UCLA등 유명대학에 재학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며, 박사학위까지 받았는데 논문이 검색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의혹이 제기되자 김 씨는 활발히 운영해 온 자신의 SNS를 폐쇄하고 자취를 감췄다. 오프라인 상담실도 철수했다.

한편 11일 아시아경제는 출판사가 입장문을 낸 10일 늦은 오후 김 씨의 부고 소식이 전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고를 발송한 이는 김 씨의 배우자 김모 씨로,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내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또한 매체는 부고장에 적힌 장례식장 측에 문의한 결과 "고인 김민지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상주는 김OO씨가 맞다"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