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예린 기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당산 생각의 벙커’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작품 훼손과 시민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이뉴스24>의 현장 확인 결과, 벙커 내부 길목엔 폐쇄회로(CC)TV 4대가 설치돼 있으나, 정작 작품이 전시된 주요 공간은 감시 사각지대였다.
총 10개실로 구성된 이 공간에는 작품 외에도 책과 색연필 등 공유 물품이 자유롭게 비치돼 있으나, 도난·훼손 발생 시 확인할 수 있는 감시 장치는 전무했다.
충북도는 해당 공간 운영과 질서 유지를 충북문화재단에 맡겼다는 입장이지만, 전시실 내부에 감시카메라 설치 계획은 없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내부 폐쇄회로(CC)TV 설치 계획은 없었다”며 “현대미술관에 준할 정도로 공간마다 설치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CCTV 부재는 단순한 작품 보안 문제를 넘어, 관람객의 안전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실제로 벙커 내부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를 입증하거나 조치할 최소한의 확인 시스템조차 없는 실정이다.
충북문화재단 측은 <아이뉴스24>에 “작품 보험은 모두 가입된 상태”라면서도 “감시카메라는 아마 예산 부족 때문에 설치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 재정비할 예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시민 안전을 ‘예산 탓’으로 넘기는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산 생각의 벙커에 상주하는 인력도 3명에 불과하다. 도슨트 1명과 자원봉사자 2명이 교대로 현장을 지킬 뿐이다. 이들 인력만으로 관람객을 통제하거나 돌발 상황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 A씨는 “전시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나 범죄에 대해 최소한의 보호를 못 받는 생각에, 마음 편히 관람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미술계 전문가들도 전시 공간에 CCTV 설치는 선택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CCTV는 기본적인 보안 수단일 뿐 아니라, 보험 처리를 위한 훼손 입증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미술협회 한 관계자는 ”액자 기스나 아크릴 파손 같은 흔한 훼손은, 이를 입증하려면 전시 전·후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명확한 자료가 필요하다”면서 “작가가 직접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결국 영상 기록 없이는 보험 처리 등 뒷수습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산벙커 같은 곳은 구조적으로 특이한 공간이라 더더욱 섬세한 계획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CCTV는 꼭 갖춰야 할 기본적인 보안 설비”라고 강조했다.
/청주=장예린 기자(yr040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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