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시장의 고백 TK 민심 울린다…보수 정치에 던지는 뼈아픈 자화상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하와이에서 보내는 국민의힘을 겨냥한 뼈아픈 자성의 메시지가 보수심장 TK(대구경북)정가에 묘한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떠날 때는 말없이라는 건 가수 현미의 노래일 뿐이다”라며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과정과 함께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퇴장 인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권교체 기운이 거세게 TK 정가에 감돌면서다.

16일 홍준표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DJ·노무현 정권 시절 저격수 노릇 하던 때가 이 당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고백했다.

당시 그는 스스로를 ‘정치 전위대’로 여겼고, 하루하루 ‘오늘은 어떤 타격을 줄까’를 고민하며 살아갔다고 회상했다. 정치의 전부가 공격과 타격에 있었다는 듯이, 그의 역할은 그만큼 명확하고 단순했다. 하지만 정작 당의 중심은 늘 ‘일 안하고 안방 차지하던 자들’의 몫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홍 전 시장은 2006년 4월 서울시장 경선을 계기로 이 당의 민낯을 봤다고 말했다.

“일하는 놈 따로 있고, 자리 챙기는 놈 따로 있는 당”이라는 현실. 이후 20년을 속앓이하며 지냈고, 앞의 10년은 그저 철부지처럼 뛰어놀던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감정 토로를 넘어, 보수 정치 구조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읽힌다.

홍 전 시장은 특히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 은퇴를 기점으로 “이 당의 정통 보수주의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후 남은 것은 “사이비 보수들이 모여 온갖 미사여구로 보수를 참칭한 세월”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국민의힘을 “정강정책조차 좌파 정책으로 둔갑시킨 정당”이라 비판하며, 보수가 더 이상 보수가 아니라는 냉소를 드러냈다.

정치 브랜딩에 있어서 ‘국민의힘’이란 이름은 허울뿐, 현실은 “노년층만 상대로 국민의짐이라 떠드는 수준”이라며 국민적 신뢰를 잃은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대선이 끝나면 기존 판을 갈아엎고 새 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정당의 리브랜딩, 혹은 재탄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영국 보수당의 역사를 예로 들며, “기득권층의 대변자였던 토리당이 몰락하고 보수당이 새롭게 등장했듯, 한국의 보수도 새 얼굴과 정신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의힘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 6.3 대선 김문수 후보 필승을 위한 홍 전 시장의 귀환에 보수정치의 쇄신을 위한 자성의 메시지로 완전 결별을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홍 전 시장이 연일 낡은 틀과 부패한 구조에 기대는 보수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설파하고 있다"면서 "결국 새 판을 짜고, 새로운 가치와 인물을 중심으로 보수를 재구성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명목만 보수로 남을 뿐 진정한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