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광역시는 조선 후기 대구부의 행정 운영을 보여주는 사료인 '대구부사례'와 대구를 처음 ‘분지’로 정의한 근대 지리서인 '조선 향토지리의 실례 : 대구편'을 번역 출간해 ‘대구사료총서’ 제3·4권으로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총서는 그동안 한문과 일본어로 돼 있어 접근이 어려웠던 고문헌을 번역해 대구 지역사 연구의 기반을 넓히고, 시민과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총서 제3권 '대구부사례'는 조선 후기 대구부의 재정 수입·지출 현황과 중앙정부에 납입한 세입 항목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문서로, 부사 및 실무자들의 행정 참고자료로 사용되던 것이다. 이 자료는 당시 약령시의 약재 가격, 절선(부채) 제작 비용 등 생활상까지 담고 있어, 지역사뿐 아니라 민속·경제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총서 제4권 '조선 향토지리의 실례 : 대구편'은 1933년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경북여고) 교사였던 일본인 다무라 가즈히사가 집필한 것으로, 서구 지리학 관점에서 대구의 지형과 기후, 산업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다룬 연구서다. 특히 이 책에서 ‘대구분지’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해 오늘날까지 대구의 지형을 규정하는 핵심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 책에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에 정착한 일본인들이 조선을 자신들의 ‘향토’로 인식하기 시작한 시대적 배경이 담겨 있어, 단순한 지리서 이상의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번 번역작업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신뢰도를 높였다. '대구부사례'는 정병호 경북대 한문학과 교수가 번역하고 인덕선 영남문헌연구원장이 윤문을 맡았으며, '조선 향토지리의 실례 : 대구편'은 최범순 영남대 교수와 김명수 계명대 교수가 공동 번역하고, 정인성 영남대 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이재성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대구사료총서는 언어 장벽으로 연구가 어려웠던 지역사 기초자료들을 시민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각도에서 대구의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꾸준히 번역 출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2016년부터 한문 및 일본어로 기록된 고서를 매년 꾸준히 번역해 왔고 2023년부터 ‘대구사료총서’ 시리즈로 체계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총서 제3·4권은 대구시 공립도서관에 배부됐으며 대구시청 홈페이지(대구소개-역사-대구사료총서) 또는 대구 전자책 포털을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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