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국제사격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8회 대구광역시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 한국 사격 역사에 길이 남을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충남 보은군청 소속 청각장애인 국가대표 김우림 선수가 11일 남일반 10m 공기소총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한국신기록을 동시 수립하는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김 선수는 이날 오전 열린 남일반 10m 공기소총 개인전 본선에서 635.2점을 기록, 종전 기록(634.1점)을 1.1점 경신하며 대회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어 같은 날 열린 단체전에서도 김우림을 비롯한 보은군청 소속 황준식, 공성빈, 김지우 선수가 총 1893.4점(167X)을 기록해 기존 기록(1890.1점)을 3.3점 넘어섰다.
특히 김우림 선수는 청각장애를 가진 농아인 국가대표로, 장애를 넘어 일반부에서 이룬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그는 이미 데플림픽(농아인올림픽)에서 국제무대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성과로 일반부 국가대표 선발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김 선수는 수화통역을 통해 “청각장애가 집중력을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데 도움이 되는 기록이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보은군청 사격팀 감독은 “김우림 선수는 뛰어난 집중력과 강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라며 “청각이 아닌 시각과 촉각에 의존하는 사격 특성상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술 대한사격연맹 회장은 “김 선수의 성과는 스포츠가 가진 통합의 힘과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사례”라며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경쟁할 수 있는 사격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동후 대구사격연맹 회장 역시 “이번 기록은 데플림픽뿐 아니라 올림픽 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진정한 스포츠 통합의 상징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2025~2026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어 김우림 선수의 성과는 향후 국제대회 출전 가능성을 크게 넓혀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회는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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