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채오 기자] 부산광역시가 기장군 일광읍 옛 한국유리 부지 내 문화용지에 디자인박물관이라는 형식으로 미술전시관 건립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역 건설업체 동일스위트가 대단지 아파트를 건립하면서 부산시와 공공기여 이행 협약을 맺고 1만5000㎡에 달하는 문화시설용지에 관련 시설을 건립키로 했다.
이후 기장군에서는 공공기여 문화시설용지에 800석 이상 규모의 공연장 등을 갖춘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해줄 것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기장군의회 역시 전원 일치로 '기장군 문화예술회관 건립 촉구 건의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부산시는 "군민 일부보다는 부산시민 전체가 이용하는 문화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는 이유로 공연장이 아닌 전시관을 짓기로 확정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공연장이나 전시관 둘 다 기장군민을 넘어 부산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으며 오히려 이용 대상자의 범위는 공연장이 훨씬 넓고 다양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이 그동안 미술에 대한 극진한 애정을 드러낸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박 시장은 남구 이기대예술공원 예정지에 퐁비두센터 분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퐁비두센터 분관은 건립비 1100억원, 연간 120억원이 넘는 운영비로 적자 운영 우려가 나오면서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박 시장의 부인과 지인들이 운영하는 청광문화재단에서 기장군에 민간 미술관을 짓고 있다. 그런데도 부산시가 전시관을 건립키로 하자, 시가 논란을 자초하고 나섰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기장군민 A씨는 "부산시의 계획대로 디자인박물관이 건립되면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청광문화재단이 될 것"이라며 "재단 소유 미술관에서 상설로 전시·판매하다가 대형 이벤트가 있으면 인근 전시관을 대여하면 되니, 재단으로서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황운철 기장군의원은 "박형준 시장이 무리하게 오해를 살 일을 저질렀다"며 "디자인박물관이나 미술전시관이나 결국은 마찬가지인데, 대놓고 미술전시관을 짓는다면 오해를 살 것 같으니 이렇게 교묘하게 포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부산에는 총 12곳의 문화예술회관이 있으며, 이 중 기장군에 설치된 문화예술회관은 전무하다.
/부산=박채오 기자(che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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