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고, 변하고, 버티고"⋯'메컴빽'이 사는 법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원두 가격 급등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저가커피 빅3(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의 영업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2위 컴포즈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고, 3위 빽다방은 반대로 원두 품질을 강화하며 저가 브랜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1위 메가커피는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11일 커피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생산지의 생산량이 이상기후 여파로 급감하면서 최근 국제 원두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커피 전문점 등에서 주로 쓰는 아라비카 커피의 평균 거래가격은 톤당 8583.61달러로 전년 동기(4082.92달러) 대비 110% 증가했다. 인스턴트나 저가 커피 원료로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터 커피의 톤당 평균 가격도 11일 기준 5564.0달러로 전년 동기(3297.0달러) 대비 69% 상승했다.

원두 가격 급등 현상에 커피 업계, 특히 2000원 이하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박리다매로 수익을 창출하는 저가커피는 상대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가커피를 이용하는 소비자 특성상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도 더 거센 편이다.

이른바 '메컴빽(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으로 불리는 국내 저가커피 3사의 대응 방안도 제각각이다. 컴포즈는 고심 끝에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지난 2014년 브랜드 론칭 이후 처음으로 커피 가격에 손을 댔다. 다만 주요 경쟁사와 가격대를 맞추며 최대한 소비자 반발이 적은 방향을 택했다. 경쟁사와 1500원으로 가격이 같은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동결하고, 타사(2000원) 대비 저렴하게 책정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만 300원 올린 1800원에 팔기로 한 것이다.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기존 2500원에서 2800원으로 올린다. 컴포즈 아이스 아메리카노 용량(591㎖)이 메가커피(680㎖), 빽다방(625㎖)보다 적긴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가격대는 여전히 가장 저렴하다.

빽다방은 올해 상반기 중 원두 품질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반 원두 대비 가격이 비싼 스페셜티 원두 비율을 기존 10%에서 20%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빽다방에서 사용하는 스페셜티 원두 생산자인 2023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엄보람 바리스타가 직접 빽다방 점주 대상 원두 시연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빽다방이 원두 정책 전환을 발표하며 '탈저가' 방침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본다. 원두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되레 원가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최소한 2000원 이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빽다방 측은 "아직 구체적 인상 계획은 없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1위 메가커피는 '버티기'에 들어갔다. 통상 식품 가격은 선두 기업의 가격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메가커피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타사 대비 기초체력이 강해 버틸 여력이 있는 만큼, 원두 가격이 정상화될 때까지 버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위기를 지나 시장이 재편될 경우 결국 웃는 건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아직까지 소비자 가격이나 가맹점 원두 공급가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국제 원두 가격 상승은 본사가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 시세를 통제하기 어려우나 사용량이 많은 장점을 이용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높여 원두 비용 부담을 경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