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CM'의 성장 배경은 "모회사 전략'"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여성 브랜드 패션 플랫폼 29CM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9CM가 2023년부터 W컨셉의 거래액과 이용자수(MAU)를 제치더니, 지난해에는 약 2배 이상의 실적 차이를 내는 정도가 됐다. 두 플랫폼은 여성 패션에만 국한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29CM의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1조원을 돌파했다. 12월 실적까지 포함하면 거래액은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W컨셉 연간 총거래액은 5722억원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거래액만 놓고 보면 두 기업 모두 외형적으로 커졌지만, 성장세에서 29CM가 우위를 보인 셈이다.

MAU에서도 29CM가 선두로 치고 나가는 양상이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29CM의 MAU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150만명이다. 같은 기간 W컨셉은 26% 늘어난 91만명이다.

29CM와 W컨셉은 2021년 각각 무신사와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에 인수되며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들 플랫폼은 2539 여성이 주고객층이라는 경쟁 구도에 주목도가 높았다. 두 플랫폼이 인수됐을 당시만 해도 W컨셉이 소비자 인지도나 거래 규모 면에서 29CM를 앞섰다. 하지만 2023년부터 29CM가 무신사의 패션 시장 지배력을 등에 업으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두 플랫폼이 택한 전략에서 권력 구도가 바뀌었다고 분석한다. 29CM는 독자적인 고유 특성을 내세우기 위해 무신사와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간 대표 행사인 '이굿위크'나 신규 입점 브랜드를 매주 집중 조명하는 '수요입점회', '패션뷰' 등이 대표적이다. 기획전에 '취향', '최애 브랜드', '팬덤' 같은 키워드를 강조해 브랜딩한 효과도 뚜렷하다는 평가다. 대표 방송 프로그램인 '29라이브(29LIVE)'에서는 지난해 브랜드 30곳의 하루 거래액이 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비해 W컨셉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계열사 통합 작업에 따라 SSG닷컴과 시너지 작업에 집중해왔다. 2023년부터 SSG닷컴에 전문관을 개설하거나 신세계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량을 방출하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 신세계그룹 전반이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으며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 결과 4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는 성공했다.

W컨셉은 올해부터 공격적인 외형 확대에 나선다고 선언, 향배가 주목된다. 플랫폼 자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숏폼 중심으로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하고,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특히 뷰티, 라이프 카테고리도 늘려 상품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29CM 역시 본격적으로 라이프스타일과 뷰티 카테고리에 힘을 주고 있는 만큼,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W컨셉이 주춤한 사이에 29CM가 선두로 치고 올라오며 시장이 재편된 모습"이라며 "경기 불황에도 패션 플랫폼은 활기를 띠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이끌 차별화 전략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