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나경 기자] 포항에 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대형서점은 물론이고 중형 종합서점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원인으로는 지방인구 감소와 스마트폰 발달로 인한 독서인구 감소를 들고 있으나 책은 책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서점 소멸은 또 다른 지역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실시한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점 소멸 지역은 총 6곳으로 경상북도가 3곳으로 가장 많다. 서점 1개가 있는 서점 소멸 위기 지역은 30개 지역이나 된다. 그나마 있는 서점은 규모가 작아서 소비자들이 신간을 둘러보는 건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이에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들이 실시한 부가가치세 면세나 도서 정가제 도입은 서점주들에게 만족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지만 지역에서 서점이 없어지는 걸 막지 못하고 있다. 전국 지역에 있는 서점들 중 연간 취급 종수가 10종 이하, 연간 취급 부수가 50부 이하인 곳도 적지 않다. 거기에 작은 독립 서점들은 만성적인 운영 적자를 견디지 못해 문을 닫고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지역서점이 지역사회의 자생적 문화공간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책 판매가 아닌 문화공간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서점들은 지역에서 오래 버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근거로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제5차 출판문화산업 진흥계획(2022~2026)에서 지역서점 경쟁력 강화의 방법으로 △책 경험 공간 고도화 △지역서점의 문화적 기능 확충 △지역서점 자립 기반 구축을 제시했다.
하지만 단지 문화적인 지원만이 지역서점을 지키는 길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전북 익산시의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은 주목할 만 하다. 익산시는 '다이로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도서 구입 시 기본 인센티브 10%와 정책지원금 10%를 지급하고 서점 자체 할인을 더하면 최대 3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지역 서점들 매출이 평균 20% 이상 중가하고 도서 구매도 인터넷 구입을 뛰어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제 포항시도 지역 문화의 거점 공간으로서 지역서점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포항시는 유관단체와 협력하여 문화행사 개최 지원 확대만이 아니라 지역서점 이용 증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재 포항시는 지역서점을 위한 지원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있던 영풍문고가 사라진 포항엔 지역서점의 설 자리는 더욱 작아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 규모로 개최한 포항 독서대전에 지역 서점도 참가를 했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 서점의 활성화는 멀어 보인다.
결국 중요한건 이런 모든 정책들이 이벤트적인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주민 참여행사로 정착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소멸위기에서 벗어나는 정책으로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지역에 만족하고 정주할 수 있는 경제적인 혜택과 문화적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단지 책을 구매하기 위해서 오는 게 아니다. 그들은 책이 있는 공간이 주는 지성의 향기를 느끼고 싶어서 온다. 이런 공간을 지역서점이 제공한다면 그토록 바라는 청춘들이 머무르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대구=유나경 기자(ynk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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