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배부르게 밥을 먹고 난 후에도 달콤한 디저트는 먹고 싶다. 이는 포만감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가 설탕에 반응해 식욕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난 후에도 달콤한 디저트는 먹고 싶다. 이는 포만감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가 설탕에 반응해 식욕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1a150856fcdc26.jpg)
지난 13일 독일 쾰른 막스 플랑크 신진대사 연구소(MPIMR) 헤닝 펜셀라우 박사 연구팀은 'POMC 포만 신경 세포의 시상 아편유사체가 설탕 식욕을 촉발한다(Thalamic opioids from POMC satiety neurons switch on sugar appetite)'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식사를 마친 뒤 포만감을 느끼면서 달콤한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증가하는 현상인 '디저트 배'의 원인을 찾기 위해 설탕에 대한 생쥐의 반응을 조사한 연구팀은 "완전히 포만감을 느낀 상태에서도 여전히 디저트를 먹는 생쥐가 있었으며, 포만감 조절 뇌 신경세포 중 하나인 시상하부(hippothalamus)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 신경세포가 이를 담당한다"고 전했다.
시상하부 POMC 뉴런은 포만감을 조절하는 주요 뉴런으로, 흥분성 멜라노코르틴 신경펩타이드를 통해 배가 부를 때 음식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그러나 POMC 뉴런은 생쥐가 포만감을 느낄 때 설탕을 먹으면 포만감 자극 물질뿐 아니라 체내 마약성 호르몬인 β-엔도르핀도 함께 분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β-엔도르핀은 다른 신경세포의 아편 수용체에 작용해 보상감을 유발, 포만감을 넘어서도 계속 설탕을 먹게 만든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β-엔도르핀이 작용하는 뇌 오피오이드 경로(opioid pathway)는 설탕을 추가로 섭취할 때는 활성화되지만 다른 음식이나 지방을 섭취할 때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 경로를 차단한 생쥐는 설탕을 줘도 더 먹지 않았고, β-엔도르핀 분비를 억제할 때 설탕을 먹지 않는 현상은 포만감을 느끼는 생쥐에게서는 나타났지만, 굶주린 생쥐에게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난 후에도 달콤한 디저트는 먹고 싶다. 이는 포만감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가 설탕에 반응해 식욕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6b617fbdc73696.jpg)
사람들에게 튜브로 설탕을 투여하면서 뇌를 스캔한 결과 생쥐와 동일한 뇌 영역이 설탕에 반응했으며, 포만감 신경세포와 가까운 영역에 β-엔도르핀이 작용하는 아편 수용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설탕은 자연에 흔치 않지만 먹으면 에너지 보상이 빠르다. 뇌는 설탕이 있으면 그때마다 먹도록 프로그램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비만 치료에도 중요할 수 있다. 뇌의 아편 수용체 차단 약물은 식욕 억제 주사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작지만 이를 다른 치료법과 병용하면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 URL: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p1510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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