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첫해부터 기염을 토했다. 은행의 부진에도 비은행 부문에서 신한금융그룹을 가뿐히 따돌리며 금융지주 사상 첫 '5조 클럽' 진입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7일 각 사가 공시한 실적 발표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비은행 순익 기여도는 40%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양 회장이 대표로서 이끌었던 보험 부문의 활약이 눈에 띈다. 양 회장이 5조 클럽에 제일 먼저 터치다운 한 배경에도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 있는 성장이 자리 잡았다.
![[사진=KB금융]](https://image.inews24.com/v1/8c8bf7502ed320.jpg)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의 합산 당기순익은 1조1089억원으로 그룹 순익(5조782억원)에서 21.83%를 차지했다. KB손해보험은 순익 규모는 8395억원에 달했다. 이는 2개 은행을 가진 BNK지주의 당기순익 8027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JB금융지주의 당기순익도 6775억원에 불과하다.
양 회장이 KB 회장직에 오르면서 금융권에선 그룹에서 가장 큰 조직인 은행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이 우려를 첫해부터 날려버렸다.
그동안 이런 사례는 사실상 한 케이스밖에 없다. 신한은행 사태로 생명보험 대표(부회장)만 했던 한동우 전 부회장이 소방수로 회장직에 올랐었다. 관료 출신으로 회장직에 오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제외다.
반면 은행 중심의 성장을 추구했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보험 부문을 비롯해 다른 비은행 계열사도 동반 부진해 발목이 잡혔다.
![[사진=KB금융]](https://image.inews24.com/v1/5a670265e4bff7.jpg)
KB금융은 경쟁 금융그룹과 비교해도 보험사의 이익 기여도가 상당했다. 신한금융의 보험사 이익 기여도는 12.08%에 머물렀다. 신한라이프가 5284억원의 순익을 내며 선전했으나, EZ손해보험이 174억원의 적자를 냈다. EZ손보는 2023년도에 적자(-78억원)를 냈는데, 지난해 적자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신한자산신탁도 3086억원의 적자를 냈다. 신한금융의 고정이하여신이 0.71%로 일 년 사이 0.15%포인트(p) 뛴 배경도 이 때문이다. 캐피탈도 전년 대비 순익이 61.5% 줄었고, 저축은행은 40.4% 감소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42.4%에 달하며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보였던 신한금융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25.2%로 추락했다.
하나금융의 보험 부문 이익 기여도는 마이너스다. 하나생명이 7억원의 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 규모만 248억원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하나생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마이너스(–)14%로 추락했다.
저축은행 적자가 322억원에 달해 비은행 이익을 갉아먹었다. 캐피탈도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카드도 4분기에 순익이 전 분기보다 45% 하락했다. 결국 지난 2021년 32.9%에 달했던 하나금융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15.7%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이익 체력이 아직은 건재하다는 해석도 있어 개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하나, 올해 순익은 개선될 전망"이라면서 "정치 불확실성과 고환율에도 은행들은 자본 비율과 수익성은 견고하다"라고 평가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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