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비해 지방공항과 저비용항공사(LCC)가 너무 많다. 난립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다수의 지방공항과 LCC는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로 만들어져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그러다보니 인력 감축으로 인한 안전 문제를 야기할 위험에 처해 있다.

국내에는 15개 공항(인천·제주·김해·김포·광주·군산·대구·무안·사천·양양·여수·울산·원주·청주·포항)이 존재한다. 이들 중 흑자를 낸 곳은 단 4개(인천·제주·김해·김포)다. 대구공항을 제외하면 나머지 10개 공항은 지난 10년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이처럼 적자 투성이 공항이 만들어진 이유는 경제적 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선거철마다 정치권에서는 표를 얻기 위해 지역개발 사업으로 공항 설립을 단골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공항이 지어지더라도 결국 적자를 면치 못해 국민들의 세금만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공항들로 인해 LCC도 난립하고 있다. 지방 공항들이 만들어지면서 항공편 유치를 위해 거점 항공사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낸 LCC는 당연히 처참한 성적을 내게 된다. 지난 2019년 3월 양양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플라이강원'이 정식 출범하자 강원도는 조례에 근거해 운항장려금 9억9000만원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3년간 총 145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플라이강원은 4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회생에 들어가 위닉스가 인수하게 됐다. 현재 파라타항공으로 상호를 바꾸고 운항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또 군산공항을 기반으로 설립된 이스타항공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며 기업 회생을 진행한 바 있다. 2023년에는 매출액 1467억원, 영업손실 577억원을 기록했다.
김해국제공항을 기반으로 둔 에어부산도 진에어, 에어서울과 통합을 앞두며 거점을 옮기게 될 전망이다. 에어부산이 거점을 옮길 기미를 보이자 정치인들은 또 새로운 LCC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통합 LCC의 본사 부산 유치도 에어부산 분리매각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새로운 LCC를 만들겠다는 것은 오직 표만 생각한 행위처럼 보인다.
이런 논리로 만들어진 공항과 LCC는 결국 안전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활주로 이용률도 적고 이용객 수도 적은 LCC와 공항에서 정비와 안전을 위해 인력을 많이 사용할 수 없는 탓이다.
정치인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소멸 방지를 명분으로 새로운 공항과 LCC 설립을 계속 추진하지만 그 경제적 타당성도 제대로 따져한다. 그렇잖으면 혈세가 낭비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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