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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시계' 째깍째깍…여권 잠룡 발걸음 빨라진다


원로 만나는 한동훈, 탄핵 전후 메시지 검토
'장 섰다'는 홍준표…"탄핵, 집단적 광기"
말 아끼는 김문수·오세훈…'대선조직' 가동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속도전에 돌입하면서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다만 '탄핵을 현실화하고 용꿈을 꾸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공식 행보는 조심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선 대선(탄핵 선고 후 60일 이내 시행)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이달 말을 기점으로 이들 다수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홍준표, 사실상 대선행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14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14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 대표직에서 물러난 한동훈 전 대표는 설 연휴 전후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인태 전 의원,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정치 원로들을 만나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민생 문제, 비상계엄 사태 관련 소회, 향후 여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이 폭넓게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 본인이 아직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측근에 따르면 그는 이미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히고 점점 정치권과의 접촉면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친한(친한동훈)계 1973년생 이하 그룹 '언더 73' 관계자는 5일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 한 전 대표의 등판은 기정사실"이라며 "탄핵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원로나 전문가 그룹들을 만나면서,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즉각 움직일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탄핵 심판이 마무리되는 즈음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이었던 한 전 대표가 별도의 메시지를 내 정치 재개를 알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14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메시지 정치'에 집중하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대권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조기 대선에 출마하나'라는 질문에 "나간다.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나가나"라며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선출직 신분이라 대선 출마를 위해선 공직선거법상 선거 30일 전(보궐선거)까지 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만큼, 홍 시장 역시 탄핵 선고 이후 적절한 사퇴 시점을 엿볼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MBC <질문들>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패널로 출연해 '대통령 탄핵 반대' 주장을 편 바 있다. 그는 토론 후 페이스북에 "집단적 광기로 나라의 앞날이 결정 되는건 지난번 박근혜 탄핵 한번으로 족하다"면서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려면 이번 사태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중론' 김문수·오세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14 [사진=연합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취업지원 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몸을 아끼는 인사들도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4일) 반도체특별법 관련 당정협의회 차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지금 그런 말을 하면 대통령과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내 양심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 장관은 최근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여권 내 선두권을 달리는 상황이다. 그는 그럼에도 "(대선 출마는) 검토하거나 생각한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지도 상승에 대해서도 "나는 특별히 한 일이 없고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구속 안 되는 것이 좋겠다' 외에 한 이야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 고정 지지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장관이, '배신자 프레임'을 경계하며 말과 행동을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라는 여권의 유력한 분석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14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5 서울시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외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조기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현직 시장으로서 시정에 전념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대선 출마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라며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상황을 봐서 명확하게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시장은 계엄 사태 이전부터 정치권 인사, 학계 전문가 그룹 등과 함께 정책 연구 등 차기 대선 준비를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역시 현직 지자체장인 만큼 탄핵 선고 이후 사퇴 시점을 적절히 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오 시장은 내주 서울시가 주최하고 윤재옥 의원실이 주관하는 국회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한다.

'탄핵 찬반'…한·오 '찬성' vs 홍·김 '반대'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다면 네 명 모두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본선행을 가를 핵심 쟁점은 '윤 대통령 탄핵 찬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 전 대표와 오 시장은 탄핵 소추에 찬성 입장을, 홍 시장과 김 장관은 탄핵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잰걸음을 하고 있는 이들도 대권주자로서의 차별화 지점을 '탄핵에 대한 입장'에 맞추고 있다. 앞의 친한계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결국 계엄과 명태균 게이트 등이 대선 최대 이슈로 부상할 텐데, 거기서 자유로운 사람은 탄핵에 앞장선 한 전 대표밖에 없지 않느냐"며 "야당이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대해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프레임을 짜더라도 무력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과 홍 시장이 탄핵 반대를 외치는 것도 경선에서 보수층의 결집을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여권 주자들이 경선 문턱을 넘은 후 야당 후보와 맞붙을 것을 대비한 구체적 전략도 생각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한 여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기자와 만나 "지도부가 '탄핵 반대' 쪽으로 가는 건 대선에 대한 생각보다는 '넋 놓고 있다간 당이 8년 전과 같이 아예 궤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며 "조기대선이 열린다면 대권주자들이 잘 짜인 정책과 메시지를 정교하게 가다듬어 당과 국민 여론 사이의 간극을 메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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