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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메우기도 실종"⋯집값 양극화의 '단면'


강남3구 여전히 가격 고공행진⋯다른 지역은 부진
대출 규제 여파에 중저가 주택 매수세 약화된 영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금융권 대출 규제와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관망세 속 강남권 등 수요자 선호 지역으로만 매수가 몰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갭 메우기'도 사라졌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서울 아파트가격지수는 93.365로 지난해 12월 93.305보다 0.064% 상승했다. 지난해 6월 상승 전환한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다.

다만 서울 자치구별로는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강남구(0.265%), 서초구(0.209%), 송파구(0.142%)가 서울 평균 집값을 올렸고 서울 외곽은 고전하고 있다. 은평구는 한 달 만에 0.105% 하락했고 도봉구 (-0.097%), 중랑구(-0.056%), 관악구(-0.054%) 등도 하락세에 가세했다.

일반적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수요자 선호가 몰리는 지역이 먼저 상승한 후 인근 지역으로 상승폭이 퍼진다. 선호 지역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담을 느낀 수요자가 차례로 뒷순위 단지 매수에 나서며 지역 전체 집값이 상향평준화되는 일명 '갭 메우기' 현상이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주택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러한 '갭 메우기' 현상은 실종됐다. 강남권 단지의 가격 상승폭은 커지는 반면 그 외 지역은 가격이 하락하거나 가격 상승폭이 강남권에 미치지 못해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양극화는 주택 가격 상위 20%와 하위 20%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5분위 배율에서도 나타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2023년까지 4.0~5.0 수준을 오갔던 서울 5분위 배율은 지난해부터 지속 상승하며 지난달에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인 5.6을 기록했다. 5분위 배율 상위 20% 주택 평균 가격이 하위 20% 평균 가격의 5.6배까지 벌어졌다는 의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출 조건이 강화되면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진 지역만 수요자가 집중 매수하고 있다"며 "선호 지역에만 매수가 몰리면서 집값 상승세 확산 속도가 느려져 지역별 집값 격차가 벌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부터 대통령 탄핵 정국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 시장에서 최고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강남권 단지에 대한 선호는 더 커질 전망이다. 동시에 은행권의 대출 규제는 여전해 중·저가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자의 자금 마련 여력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은 전세를 활용해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줄었고 상급지에서 하급지로 집값 온기가 퍼지는 순환매가 사라졌다"면서 "시장이 좋아진다면 순환매가 나오면서 지역 간 주택 격차가 줄어들 수 있지만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나타나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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