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0억 빼돌린 '간 큰' 경리, 중고 거래 사기에 연인 사칭까지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경리로 일하며 회삿돈 약 10억원을 빼돌리고, 또 다른 사기 행각까지 벌여온 40대 여성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사기, 절도, 건조물침입, 사전자기록등위작,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횡령금 9억8900여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8∼2020년 한 회사에서 통장 계좌를 관리하는 경리로 일하며 지인에게 회삿돈을 이체하고 개인 계좌로 돌려받아 생활비로 사용하는 등 187차례에 걸쳐 9억8900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2022년 11월 과거에 근무한 적이 있는 인천 부평 한 사무실에 다섯 차례 몰래 침입해 화장품이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달아나는 등 3945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치기도 했다.

2023년 3월에는 중고 사이트에서 화장품 거래를 희망하는 피해자에게 "594만원을 입금하면 내일 주문해 화장품 200개를 보내주겠다"고 속여 돈을 뜯어냈다.

자신에게 이성적 호감을 보이는 피해자들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강아지 사료와 쌀을 사야 한다"고 속여 B씨에게 95차례에 걸쳐 4000여만원을 뜯어냈으며, 다른 이성 C씨 행세를 하며 대리점 직원에게 카드 번호와 신분증 등 정보를 제공해 가입신청을 한 뒤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이렇게 얻은 휴대전화로 렌털회사 등에서 각종 물건을 비대면 계약하기도 했다.

A씨가 2021년부터 3년간 C씨 행세를 하며 임대 계약한 물품은 3500여만원 상당의 쏘나타 승용차를 비롯해 빔프로젝터, 스타일러, 태블릿 PC, 안마의자와 정수기 등으로 끼친 손해만 총 4000여만원에 달했다.

이에 재판부는 "전체적인 범행 기간이 짧지 않고 범행 횟수가 상당히 많고, 타인 명의 계약서 파일을 위작해 행사하는 등 범행 수법이 불량하다"며 "피해 규모가 작지 않음에도 현재까지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