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기업들이 '미래=해외'라는 말을 공식처럼 쓰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은 과제나 숙원이 아닌 생존 조건이 됐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으며 역대급 내수 침체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소비 심리 위축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출생 현상 등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도 악재다.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여건임을 부인할 수 없다.
기업별 경영성과를 들여다보면 이미 해외 사업은 실적 희비를 가르는 주요한 요인이 돼 있기도 하다. 유통업계 '투톱' 롯데와 신세계라고 사정이 다른 것은 아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10조5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지만, 베트남 매출은 180% 증가했다. 롯데는 백화점·마트 부문의 동남아 시장 출점을 늘리며 현재 11.5%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15% 이상 높일 계획이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이 1조7460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에서 8.0%까지 커졌다. 정용진 회장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찾아 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깊이 있는 사업 얘기를 나눴다는 소식이 큼직한 뉴스로 타전됐다. 이마트는 미국에서 인수합병 등을 통해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해외 무대에서 토종 기업들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본토를 뛰어넘어 전 세계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코스트코와 월마트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31%, 18%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유통 공룡으로 불릴지라도, 해외시장에서는 후발주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롯데와 이마트는 각각 2010년대 중반 중국 진출에 나섰지만, 영업손실 누적으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현지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해외사업에 적극적인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점은 K콘텐츠, K뷰티 등 한류 제품에 대한 세계인들의 선호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기업은 수익을 내는 것이 지상 과제다. 실익이 크다면 해외로 나가는 게 당연하다.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철저한 해외 시장 조사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통해 국내 '성공 DNA'를 해외로 이식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라는 혹독한 환경에서도 빛을 발하려면 이전보다 훨씬 창의적이고 고도화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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