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지지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7ebd2a26058cb.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사실상 기존 지도부에 의해 축출돼 당을 떠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멀지 않은 시기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측근들의 전언으로 보아 그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전날(1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3일 비상계엄 직후 본인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됐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라고 말한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과 함께 '3일 밤 11시 5분경 당사에서 국회로 가기 전 신속히 언론에 내기 위해 당사 현관에서 기자 휴대폰으로 찍은 동영상'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까지 본인의 '탄핵 표결 찬성 입장' 정당성을 지속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전날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서두에 "국민의힘은 지난 3일 밤 당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제일 먼저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그것이 진짜 보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사랑하는 국민의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말미에도 표결을 앞두고 탄핵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데 대해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를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측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선고가 완료되고,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결국 한 대표가 2차 탄핵 표결을 앞두고 당내 이탈표를 이끌어 낸 게 평가받을 때가 온다고 보고 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17일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당이 당심과 민심에 따라 당대표를 내쫓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수사 기관이 경쟁적으로 수사하고 있는데, 앞으로 윤 대통령의 과오가 계속 드러나면 멀지 않은 시기 당심과 민심 모두 다시 한동훈을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좀 쉰 다음 다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로선 한 전 대표의 대권 행보에 얼마나 많은 인사들이 함께할지가 미지수다. 당초 원내 최대 30명 내외까지 세를 넓혔던 친한(친한동훈)계는 탄핵 국면에서 친윤(친윤석열)계 벽에 부딪히면서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여기에 '지명도를 갖춘' 우군이었던 장동혁·진종오 의원도 탄핵 표결 직전 한 전 대표와 갈라선 바 있다. 두 의원은 한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 전 마지막으로 주재한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전날 밤 한 전 대표 사퇴 직후 모처에서 열린 친한계 송별 만찬에는 10명 남짓의 의원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창당을 통한 '독자 노선'을 꾀하는 카드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장 의원과 진 의원도 막판에 뛰쳐나간 마당에 결기를 갖고 나올 의원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원내 얼마 되지 않는 한 대표 측근 중 다수가 비례대표기 때문에 탈당과 동시에 의원직을 잃게 되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한 전 대표도 이를 고려한 듯 일단 당내에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앞의 지도부 관계자는 "한동훈이 국민의힘 당대표였지, 제3당 당대표는 아니지 않았느냐"며 "분당을 하면 남아있는 국민의힘은 속된 말로 '망하는 당'이 될 것이고, 나오는 당도 그 끝은 유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재차 "집권하려면 결국은 영남 정당이 아닌 전국 정당이 돼야 한다. '질서 있는 대통령 퇴진 추진' 등 실수도 있었지만, 결국 민심에 반응한 사람은 한 대표뿐"이라고 강조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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