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챗GPT 출시 이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격변을 겪으면서 TSMC·삼성전자·인텔 등 주요 기업의 수장이 올해 모두 교체됐다. 기업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전열을 재정비해 거대한 파도를 슬기롭게 넘어가자는 뜻은 같아 보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대세로 등장하면서 가장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반도체 회사 가운데 하나가 인텔이다. PC 시대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했던 인텔은 AI 반도체 열풍이 분 이후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팻 겔싱어 CEO가 그 책임을 지고 지난 2일 퇴임했다. 또 데이비드 진스너 부사장과 미셀 존스턴 홀트하우스 사장을 임시 공동 CEO로 임명했다.
인텔 이사회는 지난 5일 에릭 모리스 전 ASML CEO, 스티브 산기 마이크로칩 CEO를 신규 이사로 영입했는데, 반도체 업계 잔뼈가 굵은 이들에게 새로운 CEO를 맡길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신임 CEO 후보로 매트 머피 마벨테크놀로지 CEO, 마크 리우 전 TSMC 회장 등이 거론됐으나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한 상황이다.
지난 9월 분사한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는 매년 수장이 교체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다. IFS 초대 대표를 맡았던 랜디어 카푸르 박사가 1년만에 인도 타타그룹으로 떠났고, 뒤이어 파운드리 사업을 맡았던 스튜어트 판 수석 부사장은 올해 5월말 은퇴했다. 현재 파운드리 관련 임원은 나가 찬드라세카란 전무 부사장이 맡고 있다.

삼성의 수난도 인텔 못지 않다. 메모리 분야 세계 최강으로 30년간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아성이 순식간에 위태롭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반도체 사업 수장들을 전면 교체하고 진용을 새로 짰다. 또 AI센터를 신설해 DS부문 내 AI 관련 조직을 통합했다. 메모리사업부장을 전영현 DS부문장이 겸직하고, 파운드리사업부장은 한진만 사장을 앉혔다. 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을 제외하면 주요 사업부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이날 첫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2나노미터(㎚) 공정 수율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내년에 가시적 턴어라운드를 이루자"고 당부했다.
삼성 인텔과 달리 잘 나가는 TSMC도 올해 6월 마크 리우 전 회장과 웨이저자 총괄대표 체제에서 웨이저자 회장 겸 총재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마크 리우 전 회장이 70대에 접어들며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TSMC는 모리스창 창업주가 2018년 은퇴한 후 마크 리우 전 회장이 이사회를 맡고, 웨이저자 총괄대표가 고객사 관리와 기술개발을 담당해왔다.

인텔과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수장을 대거 교체한 것은 인공지능(AI) 시대의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은 모바일 시대에 이어 AI 시장에도 제때 대응하지 못했고, 삼성전자는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공급 불발 장기화로 비롯된 복합적인 문제가 인사에 반영된 게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대부분은 CEO 임기를 5년 이상 보장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산제이 메흐로트라 사장 겸 CEO가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고, 글로벌파운드리는 토마스 콜필드 CEO가 2018년 임명됐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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