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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현장' 관광비는 얼마?…우크라이나 '다크 투어리즘 ' 논란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관광객들의 '전쟁 관람'을 위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온 전쟁 관광객이 가이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외국인은 400만명으로 전쟁 초기인 지난 2022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를 찾은 관광객 대부분은 사업 목적이지만 전쟁 범죄 현장을 둘러보는 이른바 '다크(전쟁) 투어리즘' 관광을 오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운영되는 다크 투어리즘 업체도 10여개에 이른다.

이 중 하나인 '워 투어'는 수도 키이우와 부차, 이르핀 등 러시아가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현장을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150~250유로(약 22만~37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올해 1월 이후 약 30명이 다녀갔고 고객은 주로 유럽인과 미국인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관광객 알베르토 블라스코 벤타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보로디얀카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된 주거용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스페인에서 온 한 관광객은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몰도바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뒤, 18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그는 "전쟁 지역에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약간 겁이 나는 건 사실이지만 와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온 소감을 전했다.

'전쟁의 스릴'을 체감하려는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도 등장했다. 이들을 위해 전선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방문하는 투어 상품을 3300유로(약 483만 원)에 판매하는 여행사도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 온 한 관광객은 "서구의 삶이 너무 편안하고 안락하게 느껴져서 전쟁 현장을 직접 보고 싶었다"며 전선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으나 가이드가 제지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를 수복한 가운데 2022년 한 노파가 우크라이나 병사를 안고 울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전쟁 관광'을 운영하는 현지 업체들은 수익의 일부를 우크라이나군에 기부하지만 도덕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관광 '핫스팟'으로 부상한 이르핀의 정치인 미하일리나 스코릭-슈카리브스카는 일부 주민들이 관광을 통해 얻는 수익을 '피 묻은 돈'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미하일리나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왜 여기에 오느냐" "왜 우리의 슬픔을 보려고 하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AFP는 우크라이나 관광 당국이 전쟁의 역사적 교훈을 널리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전쟁 관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아나 올레스키우 우크라이나 관광개발청 위원장은 아울러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전쟁 관광 산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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