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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형제, 배임 혐의로 모친 고발…한미약품 "경영권에 눈먼 욕심"


장남 측 고발장 제출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행위"
한미약품 "재단은 계열사 기부금으로 운영…장남 지주사 대표 시절에도 기부"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장남 임종윤 이사 측 인사가 송영숙 그룹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 없이 그룹 산하 재단에 기부금을 제공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은 임 이사가 지주사 대표로 재직하던 기간에도 이사회 결의 없이 재단 기부가 진행됐었다고 선을 그었다. 치열한 공방이 법적 고소고발로 이어지며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미약품 본사 사옥. [사진=한미약품 제공]

15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는 지난 13일 송 회장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유통업체인 코리그룹은 임 이사가 최대 주주인 회사로, 한 대표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인사로 볼 수 있다. 또 한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의 주주다.

고발장에는 한미약품이 이사회의 결의나 승인 없이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 및 지시에 따라 3년간 가현문화재단에 120억원을 기부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적시됐다.

가현문화재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한미약품의 이러한 기부행위가 가현문화재단이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형제 측이 아닌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형제 측은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매표 행위에 해당한다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회신이 이뤄질 때까지 운영비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재단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합치면 8.09%다.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양 재단은 그룹 내 각 계열사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이런 상황에서 한쪽의 편을 드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은 형제 측이 오는 28일 예정된 지주사 임시주총에서 재단의 의결권 행사를 막으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한미약품 측은 재단들도 명백하게 의결권 행사 지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결권 행사를 방해하려는 형제 측의 행태에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가현문화재단은 임성기 선대회장이 한미약품 창립 동반자인 아내 송 회장과 함께 한국 사진예술의 발전을 위해 설립한 공익 재단"이라며 "장남 임종윤 이사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0여년 기간에 100억원 이상 가현문화재단에 기부가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미약품 측은 임종윤 이사도 앞서 이사회 결의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한 적 있다며, 고발이 '자폭'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맞받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송 회장의 공헌과 헌신을 통해 가현문화재단은 최근 정부의 허가에 따라 삼청동에 '뮤지엄 한미'를 개관했다. 이러한 공로로 송 회장은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 '슈발리에'를 받기도 했다"면서 "이를 임 이사가 몰랐을 리 없는데,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어머니 송 회장을 고발하니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들의 눈먼 욕심에 비정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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