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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유상증자 혼란 사과...이사회 의장직 사퇴"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에서 지지 않을 것 확신해"
"MBK 추가 지분 확보가 캐스팅보트 흔들 상황 아냐"
"소액주주 보호와 경영 참여 강화 위해 MOM 도입"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근 진행했던 유상증자 발표로 인해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또 현재 본인이 맡고 있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가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해외 투자자와의 소통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기업설명(IR)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정관에 명문으로 반영하도록 추진하겠다"며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을 이사회 구성 및 주요 경영 판단에 반영할 수 있는 MOM(Majority of Minority Voting)과 같은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를 통해, 지배주주 이외에 소액주주분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일정한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 등에 대하여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분기배당을 추진하고,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을 결정해 예측 가능성과 함께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진행하고,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를 공시했다.

최 회장은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시장에 유통물량을 증대시킴으로써 주주기반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보다 많은 주주와 국민이 회사의 주주가 되는 국민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 취지이자 유상증자의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공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 회사의 주주분들과 시장의 우려 등 제반 사정 변경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시장 반응과 사정변경은 당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회사와 이사회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으로, 이로 인해 초래된 시장 혼란과 주주분들의 우려에 대해서 회사는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영풍·MBK 측이 지분율을 약 40%까지 끌어올리며 시장에서는 대결이 끝났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대응 전략은.

"기사를 통해 영풍·MBK 추가 매집 소식 접했다. 마치 이제 다 끝난 것 아니냐 우려하고 추측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고려아연을 지금까지도 보유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지지했던 기관 투자자, 외국인, 개인 등 많은 주주가 있다. 유상증자 발표 후 여러 분들과 만나 의견을 듣고 신랄한 비판을 듣기도 했다. 행간에 숨은 지지의 말씀도 있었다. 이런 분들의 신뢰를 다시 한번 되찾을 수 있다면 다가오는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영풍. MBK의 추가 지분 매입에 대해서는 하나의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고, 크게 동요하고 있지 않다."

-유상증자 철회 후 소액주주 보호 정관을 명문화하겠다고 했는데, 도입하기 위한 배경이 무엇이었나.

"현재 고려아연 캐스팅보트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기관 투자자, 소액주주다. 오늘 발표한 여러 친주주 정책은 나름대로 모든 주주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나온 것이다. 현재 검토 중인 많은 다른 정책 중의 일부다. 소액주주는 세력화가 되지 않고 개개인의 지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분들의 의견이 잘 경청 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분들의 의견도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 소수 주주 다수결제도라는 정책을 생각하고 추진하게 된 것이다."

-고려아연의 미국 사업 의혹,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신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좋은 모델이고 이걸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하는 분들(영풍·MBK)이 고려아연이 지금 미국에서 추진하는 재활용 수집과 트레이딩 사업들, 이그니오 등의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놀랍게 생각하고 있다. 이분들이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에 대해, 왜 미국에 투자하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를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많은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 서로 시너지를 공급하는 복잡한 사업구조다. 미국 사업들은 그런 목적 달성을 위해 인수한 것이다. 나날이 다르게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그 사업 자체만으로 수익성 보여줄 수 있고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유통주식 확대를 위한 방안이 있나.

"유상증자를 처음 결정한 큰 이유는 유통물량이 급속도로 감소했고 그로 인해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이로 인한 여러 가지 병폐가 예상되기 때문에 유통물량에 대한 이슈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감안하고 있다. 부분적으로라도 액면분할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고 액면분할이 걱정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려우나, 어떻게 하면 고려아연 주식을 더 좋은 주식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다 열어놓고 주주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갈 것이다."

-우호 지분 이탈과 관련한 의견은.

"우호 지분이란 말이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가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고려아연은 굉장히 좋은 주식, 좋은 회사다.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왔고 좋은 실적을 달성해 왔다. 이걸 여러분들이 많이 알아주셔서 고려아연 주주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분들의 신뢰를 계속 가져갈 수 있게 열심히 정진할 것이다. 저희의 주주 중에서 주가가 올라서 투자 이익을 본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런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고려아연 주식을 갖고 있다가 좋은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의 우호 지분, 이미 돈을 벌고 나가신 분들도 잠재적인 우호 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사회 의장 변경은 정관 변경사안은 임시주총에서 처리하나.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회사 경영자로서만, 이사회의 평이사로서만 역할을 하면서 고려아연을 위해 일하고자 한다. 취지는 조금 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이사회가 조금 더 독립적으로 회사 경영진이 하고자 하는 건강한 감독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정관 변경 사항이라 주총을 통한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적어도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고 회장으로서만 고려아연에서 일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영풍과 MBK도 동의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우리사주에 넘기기로 했나. 주주가치 환원 측면에서 공개매수한 자사주처럼 소각할 계획은 없나.

"1.4% 자사주는 1500억원 정도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그 자사주는 매입 결정이 완료된 상태다. 현재 1.4% 자사주를 어떻게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한 바가 없다. 이게 왜 논란이 되는지는 의아하다.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는 1.4% 자사주에 대한 처분 건은 의논된 바도 없다.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결정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

-MBK 지분 격차 5% 이상 그 갭을 줄일 만한 백기사가 확보됐나.

"MBK 측 지분이 5% 앞섰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 바도 있고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아닌 것 같다. 백기사 확보는 이미 임시주총은 소집이 청구가 된 상태다. 법원 판단에 따라 그 기준일이 언제든, 언젠가는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이 임시주총에서 또 있을 수 있는 정기주총에서 굉장히 많은 주주가 투표해 줄 것이다. MBK가 추가로 지분을 샀다는 게 유용한 정보인 것은 사실이다. 임시주총에서 소위 캐스팅보트의 규모와 독립성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크게 판을 흔드는 상황은 아니다. 경쟁 대상이 MBK와 영풍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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