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간 통화내용이라며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파일은 각각 17초짜리와 45초짜리 두 건이다.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내용이라며 지인에게 들려주고 이를 해설해주는 상황이 녹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물증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을 입증할 육성이 최초로 확인됐는데, '명태균 사태' 이후 이어진 믿기 어렵던 주장과 전언이 사실로 밝혀져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음성 녹취는 지난 2022년 5월 9일 통화다. 해당 파일에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공천)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자, 명씨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두 번째 음성파일은 한 달 뒤인 같은 해 6월 15일 명씨가 첫 번째 통화내용을 지인에게 들려주고 이를 설명해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녹취에서 명씨는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선생이 그거 처리 안 했어? 아니 명 선생님 이렇게 아침에 이래 놀라셔가고 전화오게끔 만드는 게 이게 오빠 이거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 그거 처음에 '무신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 보고 얘기하는 거야"라고 했다. 또 "'무신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 보고 얘기하는 거야. 장관 앉혀 뭐 앉혀 아무것도 모르는게 XX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웃음)"라는 내용도 있다.
박 원내대표는 "(5월 9일 통화) 다음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은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했다"며 "이는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질서를 흔드는 위중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권 일각에서 김 여사의 사과와 활동자제·특별감찰관 임명 따위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지만, 이는 명백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당이 입수한 다른 녹취에는 윤 대통령의 불법이 김 여사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는 내용이 수두룩하고, 심지어 윤 대통령의 육성이 녹음되던 그 통화 때 김 여사가 옆에 있었다고 명씨가 발언하는 내용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이 명씨·윤 대통령·김 여사의 공천개입과 관련해 '확실한 물증이 있느니 없느니 전언이네' 하는 것들을 일소에 전부 다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물증'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은 향후 이와 관련해 진상 조사를 더 진행한 뒤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서영교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은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다고 낱낱이 수사해서 징역 8년 구형해서 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이 나왔다"며 "공천개입·정당법 위반 등등에 대해 다 살펴보는 등 진상조사단에서 여러 의원과 함께 조사해 나가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개된 녹취파일 제공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고, 신변보호절차를 이미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윤 대통령 부부·명씨·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김영선 전 의원 등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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