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무언가 먹고 싶어진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막 먹다 보면 안 좋았던 기분도 좋아지고, 쌓였던 스트레스도 다 풀린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풀다 보면 어느새 체중까지 불어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 건강과 장기적인 기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평소보다 식욕이 오르는 것은 맞다. 리드대학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512만여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평소에 먹는 양보다 더욱 많이 먹었으며, 그중에서도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많이 먹게 됐다.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란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 즉 건강에 해를 끼치면서 살도 찌우는 것들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런 음식이 당기는 이유는 바로 호르몬 때문인데, 단기적인 스트레스는 에피네프린을 분비시켜 식욕을 떨어트리지만, 장기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식욕을 올리는 코티졸 호르몬이 분비되게 되면서 점점 많이 먹고 싶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왜일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단 것'을 먹으면 세로토닌과 도파민 등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먹는 순간 즉각적인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는 강력한 중독을 일으킨다. 2008년 프린스턴 대학 연구를 살펴보면 마약을 먹었을 때 일어나는 동물의 뇌 변화와 설탕을 먹었을 때 일어나는 뇌의 변화가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 프랑스 보르도 대학의 2013년 연구 역시 설탕에는 마약 정도의 중독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음식을 먹어서 얻게 된 행복감은 급격하게 다시 떨어진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단 것 등 음식을 먹으면 당장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맞으나 이것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불행하다고 느껴지게 된다. 2017년 런던 칼리지 연구는 당질이 높은 음식을 먹게 되면 기분장애가 생길 확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2019년 바르셀로나 대학 연구에서도 주기적으로 포화지방과 설탕을 많이 먹는 사람은 공황의 확률이 크게 올라갔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섭취하는 당질은 실제 기분과 정동에는 별다른 변화를 불러오지 못하며 도리어 피로도 증가와 정신도 흐려지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나서 죄책감을 느끼는 횟수가 일주일에 무려 5번 정도 특히 72%의 사람이 음식을 먹은 지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죄책감을 느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희준 한의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음식보다 행복감을 느낄 때 먹는 음식이 건강에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음식이 아닌 다른 것으로 푸는 것이 좋다.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나 운동을 만드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면서 "특히 몸을 움직이게 되면 엔도르핀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해도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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