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바탕으로 연구개발 분야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가 8일 오전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름테라퓨틱은 LG생명과학 출신인 이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전문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항체접합분해제(Degrader-Antibody Conjugates·이하 DAC)'를 개발했고, 이는 회사 핵심 플랫폼으로 꼽힌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사진=오름테라퓨틱 제공]](https://image.inews24.com/v1/276d76998c849e.jpg)
DAC는 인체 내 단백질 분해 경로를 활용해 질병 유발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표적단백질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이하 TPD)' 기술에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s·ADC)를 접목한 기술이다. 즉 이중 정밀 표적단백질분해(TPD²) 기술이다.
이날 오름테라퓨틱은 DAC의 기전과 기술이전 성과 등에 대해 발표했다. 컨퍼런스콜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정인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올라프 클리스텐센 최고의료책임자(CMO), 제임스 팔라치노 연구책임자, 그렉 드와이어 사업개발(BD)책임자가 참석했다.
이 대표는 DAC에 대해 "TPD가 갖고 있는 한계인 '오프타깃'과 ADC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며 "적은 용량만으로 긴 반감기를 갖고, 질병 세포만 정밀하게 분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타깃이란 약물이 목표하는 세포 등 타깃이 아니라 다른 표적에 결합해 발생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오름테라퓨틱의 주요 파이프라인에는 DAC로 도출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신약 후보물질인 'ORM-6151'과 HER2 표적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5059' 등이 있다. 특히 ORM-6151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에 1억8000만달러(한화 약 24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사진=오름테라퓨틱 제공]](https://image.inews24.com/v1/d2066498425cca.jpg)
이를 두고 팔라치노 연구책임자는 "BMS는 ORM-6151이 GSPT1 타깃 독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은 것"이라면서 "비임상에서 효능뿐만 아니라 안전성 면에서도 ORM-6151이 경쟁 약물보다 우월하다는 데이터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올해 7월에는 미국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에 DAC를 기술이전하는 등 다중 타깃 라이선스(Multi-target license)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은 1500만달러(한화 약 208억원)의 선급금과 최대 3개 타깃에 대해 각각 최대 3억1000만달러(한화 약 4300억원)의 추가 마일스톤를 받게 된다. 향후 3개 타깃 모두 개발·상업화에 성공하면 선급금 포함 1조3000억원 상당 마일스톤을 받는 셈이다. 상용화 이후 발생하는 순 매출에 대한 로열티도 지급된다. 다중 타깃 라이선스는 제약 분야에서 여러 질병에 대해 특정 기술이나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을 뜻한다.
이 2건의 기술이전 성과로 오름테라퓨틱은 설립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1354억원에 영업이익 956억원, 당기순이익 6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며,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사진=오름테라퓨틱 제공]](https://image.inews24.com/v1/11d8927ecb141c.jpg)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공모 주식 수는 300만주로, 오름테라퓨틱은 최대 1080억원을 조달한다. 이중 300억원은 주요 파이프라인 3종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연구를 동시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대전과 보스턴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항체 개발은 대전에서 하고, ADC나 화학 연구 임상은 보스턴에서 할 것"이라며 "두 연구소에서 지금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앞으로 팀원도 모집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자사의 기술력과 연구개발 노하우를 통해 추가적인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CFO는 "2건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통해 최적의 파트너를 만났으며 향후 다른 제약사들과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며 "2026년에는 마일스톤이 집중돼있기 때문에 약 930억원 수준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