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13년 전인 2011년 9월 13일.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유명 블로거가 사체로 발견됐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천천리. 한 70대 노인이 버섯을 따기 위해 칠보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 버섯이 아닌 목을 매단 채로 숨져 있는 백골 상태의 시신을 마주했다.
![13년 전인 2011년 9월 13일.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유명 블로거가 사체로 발견됐다. 사진은 황 씨의 공개 수배서. [사진=수원남부경찰서]](https://image.inews24.com/v1/a78f6de8905315.jpg)
해당 시신의 신원은 50대 남성 황덕하 씨. 그는 온라인상에서 이름을 떨친 유명 블로거였다.
황 씨는 지난 2007년부터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운영,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주제로 1만8000여 개의 글을 올리며 누리꾼들과 활발하게 소통했다.
또 집회나 시위 현장 후기나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뛰어난 법률 지식으로 누리꾼들을 상대로 법률 상담까지 해줘 '인권변호사'로도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황 씨는 유명 인사가 됐고 그의 블로그 누적 방문자 수 역시 170만 명을 돌파했다.
![13년 전인 2011년 9월 13일.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유명 블로거가 사체로 발견됐다. 사진은 황 씨의 공개 수배서. [사진=수원남부경찰서]](https://image.inews24.com/v1/10bba5fff60de8.jpg)
그러나 유명 블로거이자 인권변호사인 줄 알았던 그의 진짜 얼굴은 전 부인을 참혹하게 죽인 살인마였다.
전문대학교를 졸업한 뒤 부동산 사업을 하던 황 씨는 2001년, 법무사가 되겠다며 신림동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가족과 떨어져 지낸 황 씨는 2009년 부인 A씨와도 이혼하게 됐다.
A씨는 이혼 당시 황 씨에게 27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했으며 매달 황 씨에게 생활비로 100만원을 보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황 씨는 '이혼 당시 약속했던 위자료 5000만원을 달라'며 지속해 A씨를 찾아갔다.

이에 지친 A씨는 2011년 7월 7일 황 씨의 부모 집인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모처를 찾아갔다. 그는 그 자리에서 '남은 위자료를 모두 줄 테니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통보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황 씨는 오히려 A씨에게 재결합을 요구했고 당연히 A씨는 이를 거절했다. 이에 황 씨는 미리 준비해 온 회칼로 A씨를 6차례 찔러 살해했다. 자신의 부모가 보는 앞에서 전처를 잔혹하게 살해한 황 씨는 "나도 죽겠다"라며 현장을 이탈한 뒤 차를 타고 도주했다.
이후 황 씨는 자취를 감췄다. 그가 도주에 이용한 차량은 범행 당일 오후 11시 30분 칠보산 인근에서 발견됐으나 황 씨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13년 전인 2011년 9월 13일.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유명 블로거가 사체로 발견됐다. 사진은 황 씨의 공개 수배서. [사진=수원남부경찰서]](https://image.inews24.com/v1/2003754403e510.jpg)
그렇게 2달 동안 인터넷 접속 기록, 은행 출금 기록, 휴대전화 사용 기록 등 그 어떤 생활반응도 나타나지 않자 경찰은 9월 6일 그를 공개 수배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고시원에 은둔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며 황 씨 수색에 박차를 가했다.
그로부터 1주일 뒤, 황 씨는 고시원이 아닌 차량이 발견된 칠보산에서 백골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의 옷차림은 범행 당일과 똑같은 검은색 등산복 상·하의로 경찰은 그가 범행 이후 곧장 목숨을 끊은 것으로 봤다.
인기 블로거이자 인권변호사인 줄 알았던 황 씨의 실체가 일정한 직업도 없이 고시원을 전전하다 전 부인을 죽인 살인마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슈뢰딩거의 고양이' 블로그는 황 씨를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분노로 도배됐다.
이들은 "무서운 살인자의 블로그" "겉과 속이 다르다" "뻔뻔하다" 등 반응을 보이며 황 씨를 맹비난했다.
![13년 전인 2011년 9월 13일.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유명 블로거가 사체로 발견됐다. 사진은 황 씨의 공개 수배서. [사진=수원남부경찰서]](https://image.inews24.com/v1/9456114e9ac8b7.jpg)
이와 더불어 그가 살인을 저지른 다음 날에도 글을 올릴 정도로 몰두한 SNS의 게시물 역시, 다른 이들의 글이나 작품 등을 베껴온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게 인기 블로거였던 황 씨의 한낱 살인마로 전락해 세상을 떠났고 그의 블로그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폐쇄됐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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