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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대란, 남의 일인줄…30개월 아이, 뺑뺑이 돌다 마취 없이 꿰매"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응급실 뺑뺑이 끝에 30개월 아이가 마취 없이 상처를 봉합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A씨가 올린 응급실, 병원 통화 목록 [사진=보배드림 캡쳐]
A씨가 올린 응급실, 병원 통화 목록 [사진=보배드림 캡쳐]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2일 A씨는 '의료대란이 남의일인줄 알았습니다' 라는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밤 30개월된 아이가 친척집 소파에서 놀다가 떨어져 머리에서 피가 났다고 한다. 아이가 움직일 때마다 상처가 조금씩 벌어져 계속 피가 나는 상황.

다음 날인 토요일 아침 병원에서 확인을 하니 딱지가 붙어 출혈은 없지만 다시 벌어질 수 있으니 봉합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영·유아는 봉합을 하려면 상위 병원으로 가야 한다며 세브란스 응급실로 가라고 전했다.

하지만 진료 의뢰서를 들고 막상 세브란스 응급실에 가서 접수하고 들어 갔더니 봉합을 못한다고 다른 병원을 알아 보라고 했다.

A씨는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병원에서도 거절을 당하니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며 "대부분의 병원은 응급실과 통화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직접 발품을 팔면서 찾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도 앱을 켜서 근처 대학병원부터 일반 병원까지 응급실이 있는곳은 다 전화를 해봤으나 90%는 응급실과 통화가 안 됐으며, 어쩌다가 연락이 되는 병원도 '성형외과나 마취과 전문의가 없다', '응급환자가 너무 많다'는 등의 이유로 수용불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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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아내는 외국인이고 해외 대학병원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있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한국에 오지 않았다고, 한국 의료 시스템이 이랬었냐'며 울었다"고 전했다.

이후 오후 1시를 넘겨 여기 저기 의원급까지 찾아 전화를 돌려보자 한 군데에서 '마취를 해야 하는데 의사가 한명이라 어렵지만 마취를 하지 않고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다시 다른 병원들에 연락해 보고 119에도 연락해 알아본 결과 수용 가능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며 "시간은 흐르고, 결국 마취없이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들어와서 아이가 못 움직이게 잡거나 옆에서 거들었다. 선생님께서는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잘 견뎌서 대견 하다고 계속 칭찬해 주시면서 집도하셨다"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고, 손발도 떨렸지만 움직이면 아이가 다치니 악착같이 잡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참 별것도 아닌 일이라 생각했던 게 이렇게 드라마틱한 일이 될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말로만 의료대란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상황이 되니 정말 심각해진 게 느껴지고 특히 아이들은 의료공백이 더 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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