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알룰로스' 등 대체당 주도권을 둘러싼 삼양사와 대상의 경쟁 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선두주자이자 점유율 1위인 삼양사는 생산량을 대폭 늘려 '굳히기'에 돌입했고, 후발주자인 대상은 B2B(기업 간 거래)는 물론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사는 지난 4일 울산 스페셜티(고기능성)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스페셜티 공장은 알룰로스 공장과 프리바이오틱스 공장 각 1개동씩 총 2개동으로 구성됐다. 특히 알룰로스 공장은 연간 생산량이 기존 대비 4배 이상 커진 1.3만톤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액상형은 물론 수출에 용이한 결정형 알룰로스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다.
알룰로스는 과일류에 있는 성분으로 설탕 대비 70% 정도의 단맛을 내면서 열량이 없는 대체 감미료다. 삼양사는 지난 2016년 자체 효소 기술 기반 액상 알룰로스를 개발하고 2020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삼양사가 생산하는 알룰로스는 음료, 유제품, 소스·시럽, 건강기능식품, 아이스크림 등 200여 제품에 사용된다. 이 회사의 알룰로스 매출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20%씩 성장해 1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도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생산시설 준공을 계기로 삼양사는 국내 알룰로스 판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지위를 더 공고히 할 계획이다. 알룰로스 시장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으나, 업계에선 삼양사가 관련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앞으로 늘어난 생산량을 바탕으로 점유율 '굳히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최낙현 삼양사 대표이사는 준공식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공장을 확보한 만큼, 국내외 대체당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발주자인 대상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대상은 지난해 7월 약 300억원을 투자해 군산 전분당 공장에 알룰로스 전용 생산 시설을 구축하며 대체당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삼양사가 이번에 알룰로스 공장을 증설하기 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생산 시설이었다. 시장 진출은 늦었지만 롯데칠성, 동아오츠카, 하이트진로음료 등 음료 제조사들을 비롯한 대형 거채처와 북미 지역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며 시장을 빠르게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초에는 알룰로스 등 대체당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스위베로'를 론칭했다. 스위베로는 '달콤함'을 뜻하는 'Sweetness'와 '진실된', '참된'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Vero'의 합성어다. '진실한 단맛'이란 의미를 담았다. Vero의 발음이 제로와 닮아 '제로칼로리'를 연상시키는 효과도 노렸다. 대상은 스위베로 브랜드를 통해 B2B 위주 사업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식품 부문 통합 브랜드 청정원을 통해 알룰로스 신제품 2종을 출시하며 B2C 시장에도 진출했다. '요리용'과 '시럽용'으로 분류해 점도과 감미도를 각각 다르게 만들어 용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헬시 플레저(즐거운 건강 관리) 등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며 대체당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양사의 경쟁은 향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포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5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대체당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 128억6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당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로 칼로리 음료, 저당 소스 등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체당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제로 음료 등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만큼, 향후 대체당 시장의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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