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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핸들 대신 책을 잡자


 

2004년 자료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책 읽는 데 쓰는 시간은 하루 8분이라 한다. 어떤 이는 이를 '화장실 한 번 가는 시간'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담배 한두 대 필 시간'이라 한다. 정말 책 안 읽는다는 뜻이다.

30개국을 상대로 한 이 조사에서 우리는 꼴찌였다.

또 2003년 유엔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한 달 독서량은 평균 0.8권이다. 순위를 논하기 부끄러울 정도. 2004년 문화부가 통계 낸 자료에 따르면, 이 수치가 조금 높아지지만 역시 1권 안팎에 불과하다.

지난 13일 유력한 후보였던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에서 고배를 마시고, 영국의 해럴드 핀터가 그 영광을 안아가자, 한국문학의 세계화, 이를테면 번역의 수준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 목소리는 타당하고, 지적한 내용은 절실한 문제다.

책을 많이 읽는 게 나쁠 이유는 눈곱만큼도 없지 않은가.

다행히 우리 출판계는 세계화의 큰 전기를 마련했다.

18일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책 전시회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우리는 '가장 중요한 손님 나라'(주빈국)로 초대돼 우리의 문화역량을 마음껏 자랑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듣기로, 남미의 나라들은 1970년대에 이 전시회에서 주빈국 행사를 치른 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나 옥타비오 파스 같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고 한다. 일본도 1990년 이 행사를 성공시킨 뒤 오에 겐자부로가 노벨상을 탔다.

우리나라는 특히 이 자리에서 'IT 강국 = 한국'을 알리며 '유비쿼터스 북' 같은 첨단 책으로 세계 출판 시장의 변화까지 유도하다는 방침이다.

출판계의 이런 노력과 새로운 전기에 이제 우리 모두가 호응할 때다.

지금은, 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을이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 책을 읽지 못했다면, 이 가을만이라도 핸들을 버리고, 대신 책을 들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보는 게 어떨까. 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는 이들도 출퇴근 시간에 책 한 권을 들고 다녀보면 어떨까.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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