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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법왜곡죄' 전 '입법왜곡죄' 부터 만들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법왜곡죄'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형법 개정안 공동발의에 착수했다. 법관이나 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 당사자를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들 경우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1심 판결 3일 전이다.

'법왜곡죄'는 게르만법 종주국인 독일을 비롯해 덴마크, 러시아, 스페인, 노르웨이 등 외국 입법례가 있다. 심지어 중국 형법에도 있다. 그러나 독일 법왜곡죄의 뿌리는 1851년 제정된 프로이센국가법이다. 다른 나라 역시 역사적·사회적 합의를 거친 후 의회가 매우 숙고해 제정했다. 민주당이 지금 당장 제정하겠다고 나선 '법왜곡죄'가 그래서 불안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왜곡죄'의 도입 필요성이 1990년대부터 학계에서 간헐적으로 대두돼 왔다. 사형제 또는 권력의 폭거를 정당화하는 판결을 예방하기 위한 견제장치로서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김 의원 등 민주당 일부 율사출신 의원들이 들고 나왔다. 주로 '검찰권력' 견제가 목적이었다.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심 판결에 즈음한 '법왜곡죄'에서는 처벌 대상이 법관까지 확대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이 사건으로 기소된 것까지 합쳐 총 4개의 판결을 받아야 한다. 확정판결 시기가 모두 3년 후 21대 대선 즈음이다.

외국 입법례에서도 '법왜곡죄'의 실효성이 검증된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사문화 된 법이라는 비판 속 '일반 예방적 효과' 정도가 순기능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우려되는 역기능이 더 많다. 정치권을 비롯해 판결에 불만을 품은 소송 당사자들의 남소 가능성이 우선 그렇다. '소송만능주의'가 판치는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법관의 고도의 사법행위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문제다. 살아있는 권력, 도래할 권력을 재판하는 법관의 직업적 양심이 위축될 염려도 있다. 법왜곡죄의 왜곡현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설 익은 법률, 정쟁 도구로 탄생한 법률은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국가와 사회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피로하게 하며 민생을 어렵게 만든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에 더 불을 지른 '청탁금지법'과 호랑이를 그린다더니 고양이를 그려 내놓은 '공수처법' 역시 국민적 합의와 숙의를 채 못채웠던 법률들이었다.

사법부 역시 견제받아야 할 권력이다. 계제에 사법부에 대한 합리적 견제 방법을 논의해볼 만 하다. 단, 입법기관의 입법왜곡에 대한 견제와 처벌 필요성 역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권력에 대한 견제의 정당성은 국민에게서 나와야 한다. 자기네 당심이 민심이라고 강변하는 정치권의 특정 세력이 아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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