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주식 투자비율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증권가에서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해 코스피 지수 3000포인트 달성을 전망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탈출 계획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3110으로 제시했다. 하나증권 역시 3100으로 상단을 제시했으며,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역시 상단을 3000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개선이 가속화되면서 코스피 전망에 사용하는 지표인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7월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코스피 저점이 높아지고 상승 추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률이 2021년 8.3%에서 지난해 4.9%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7.6%로 반등하고 내년에는 8.9%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가 영업이익률 개선 첫 해에 해당해, 과거 연간 평균 수익률을 적용하면 하반기 코스피 고점은 3100포인트"라고 예상했다.
다만 최근 국내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국내 투자 비중을 줄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코스피 지수 3000 전망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지난달 30일 국민연금 측은 올해 1분기 기준 5.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수익금은 61조원이었으며, 총 적립금은 1101조원에 달했다. 자산별 잠정수익률은 해외주식 13.45%·국내주식 5.53%·해외채권 4.48%·국내채권 -0.01%·대체투자 4.11%로 집계됐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강세에 힘입은 해외주식 운용 성과가 국내주식에서의 성과를 압도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31일 '2025~2029년 중기자산배분' 안건에서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을 낮추겠다는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기준 14.2%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2029년 13%로 줄이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엇박자'로 볼 수 있는 계획을 세운 것은 3년뒤부터 연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금 운용 수익률이 오를수록 기금 소진 시점을 늦출 수 있어, 상대적 고수익을 내는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려는 것이다.
지난 3~4일 국민연금은 이틀 동안 한국가스공사 주식 113만5000주(약 492억원)를 팔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동해 석유 가스전 매장 가능성을 발표하자 상한가로 치솟은 주식을 매도한 것이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약 620억원을 순매수했다.
7일 오전 12시 10분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12.81%(5600원) 하락한 3만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갈 시점을 미루기 위한 국민연금의 차익 실현·국내 증시 탈출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서, 코스피 지수가 증권가의 전망처럼 3000포인트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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