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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스토리텔링 하는 법] <3> 함께 한 드림팀을 자랑하라


영웅이 소명을 깨닫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냈다면, 이제 무대에 주인공을 등장시킬 차례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주인공이 혼자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과 함께 시련을 딛고 성취를 이룰 동지가 필요하다. 주인공과 전혀 다른 성격으로, 자기 분야에서 나름 최고의 내공을 가진 동지가 드림팀에 합류하면서 의기투합(意氣投合) 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삼국지연의'에서 황건적의 난세를 탓하는 유비에게 장비가 말을 걸어, 둘이서 술을 기울이는 주막에 관우가 들어와 합세하면서 이튿날 도원결의(桃園結義)로 이어지는 장면이다.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왼쪽)과 허두영 라이방 대표.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왼쪽)과 허두영 라이방 대표.

주인공 유비가 이끄는 드림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가장 두려운 경쟁자는 '실리콘밸리 차고에 있는 두 사람'(two guys in a garage in the Silicon Valley)이라 했다. 왜 두 사람일까?

가장 유명한 '두 사람'은 '애플'(Apple)을 만든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다. 사업가-프로그래머의 조합이다. '애플'에서 사업가-디자이너' 조합은 스티브 잡스와 조나단 아이브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빌 게이츠도 최고의 짝꿍을 자랑한다. 프로그래머 폴 앨런이 먼저 빌 게이츠에게 창업을 제안했고, 앨런이 떠나자 빌 게이츠는 경영자 스티브 발머에게 회사를 맡겼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트래비스 캘러닉은 소프트웨어를 공부한 가렛 캠프와 함께 '우버'(Uber)를 만들었다. [사진=우버 테크놀로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트래비스 캘러닉은 소프트웨어를 공부한 가렛 캠프와 함께 '우버'(Uber)를 만들었다. [사진=우버 테크놀로지]

시대가 시대인만큼 '두 사람'은 대개 프로그래머다. 래리 페이지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던 동갑 친구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Google)을 창업했다. 미국 MIT에서 컴퓨터과학을 공부하던 드류 휴스턴은 후배 아라시 페르도시에게 '드롭박스'(Dropbox)를 제안했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트래비스 캘러닉은 소프트웨어를 공부한 가렛 캠프와 함께 '우버'(Uber)를 만들었다.

적어도 한 사람은 프로그래머여야 할까? 프로그래머 리드 헤이스팅스는 함께 출퇴근하던 길에 마케터 마크 랜돌프의 제안으로 '넷플릭스'(Netflix)를 세웠다. 디자이너 에반 스피겔은 프로그래머 바비 머피와 함께 '스냅챗'(Snapchat)을 만들고, 사진 전문가 케빈 시스트롬은 프로그래머 마이크 크리거와 함께 '인스타그램'(Instagram)을 띄웠다.

래리 페이지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던 동갑 친구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Google)을 창업했다. [사진=구글]
래리 페이지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던 동갑 친구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Google)을 창업했다. [사진=구글]

같은 방을 쓰던 디자이너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프로그래머 네이선 블레차르지크와 함께 '에어비앤비'(Air B&B)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프로그래머는 공급자 중심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함께 살면서 게임에 미친 두 친구 마크 메릴과 브랜든 벡은 아이템만 비싸게 팔면서 플레이어를 배려하지 않는 게임을 증오했다. 애널리스트와 컨설턴트로 일하던 그들은 고객의 경험과 커뮤니티를 존중하는 게임을 생각했다. 'Player First'를 외치며 프로그래머 중심의 게임에 대한 '폭동'(riot)을 꾸몄을까? 회사 이름이 '라이엇게임즈'(Riot Games)다.

요즘은 전문 투자자가 '두 사람' 중 한 사람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숀 파커는 프로그래머 숀 패닝에게 투자해서 '냅스터'(Napster)를 세웠고, 마틴 로렌존은 프로그래머 다니엘 에크와 함께 '스포티파이'(Spotify)를 창업했다. 로버트 스완슨은 떠들썩한 맥주집에서 허버트 보이어 교수를 설득해서 '제넨텍'(Genentech)을 설립하고, 누바르 아페얀은 로버트 랭거 교수를 믿고 '모더나'(Moderna)에 투자했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아시아 프레스 컨퍼런스. [사진=정소희 기자]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아시아 프레스 컨퍼런스. [사진=정소희 기자]

테크창업의 스토리텔링에서 굳이 주인공에만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 산초 판차를 거느린 주인공 돈키호테만 부각하는 스토리는 이제 고리타분하다. 오히려 주인공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드림팀을 부각하는 전략이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슈퍼히어로 혼자 지구의 모든 악당을 쳐부수는 슈퍼맨이나 배트맨의 시절은 지나갔다. 지금은 영화 '어벤저스'(Avengers)처럼 슈퍼히어로끼리 모여야 슈퍼빌런 타노스 하나를 간신히 대적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은 IBM, 보안회사, 테크스타트업, H그룹 계열사, 비영리재단, 감리법인에서 중간관리자, 임원,대표이사, 연구소장, 사무국장, 수석감리원을 지냈다. KAIST 기술경영대학원에서 벤처창업을 가르쳤고, 국민대 겸임교수로 프로세스/프로젝트/IT컨설팅을 강의하고 있다. 또 프로보노 홈피에 지적 자산을 널어 놓는다.

◇허두영 라이방 대표는 전자신문, 서울경제, 소프트뱅크미디어, CNET, 동아사이언스 등등에서 기자와 PD로 일하며 테크가 '떼돈'으로 바뀌는 놀라운 프로세스들을 30년 넘게 지켜봤다. 첨단테크와 스타트업 관련 온갖 심사에 '깍두기'로 끼어든 경험을 무기로 뭐든 아는 체 하는 게 단점이다. 테크를 콘텐츠로 꾸며 미디어로 퍼뜨리는 비즈니스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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