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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누가 선점하나"…한미약품 vs HK이노엔 '격전'


HK이노엔, 中 제약사 3상 물질 도입…한미약품과 경쟁 구도 형성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일찌감치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선 한미약품이 홀로 독주하는 상황이었지만, 중국 제약사로부터 임상 3상 중인 물질을 도입한 HK이노엔이 후발주자로 참전하며 '속도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에크노글루타이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곽달원(왼쪽) HK이노엔 대표와 하이 판 사이윈드 대표. [사진=HK이노엔]
에크노글루타이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곽달원(왼쪽) HK이노엔 대표와 하이 판 사이윈드 대표. [사진=HK이노엔]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최근 중국 바이오 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 '에크노글루타이드(XW003)'의 국내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및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은 사이윈드에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 외에 출시 후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지급하고,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는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다. 적은 식사로도 오랜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줘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비만 치료제의 대표 격인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 등이 GLP-1 계열이다. GLP-1 유사체는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약물을 뜻한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현재 중국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동시 추진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 로드맵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연내 임상계획을 신청하고 수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에크노글루타이드 도입으로 HK이노엔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현재 10여 개 국내 기업이 비만 치료제 시장에 뛰어튼 상태지만, 개발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건 한미약품 등 일부 기업뿐이다. 그중 가장 앞선 한미약품은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절차를 밟고 있다. HK이노엔은 단숨에 한미약품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들 다음으로 개발 속도가 빠른 LG화학과 광동제약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이 밖에 기업들은 임상 1상, 전임상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연구원들이 R&D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연구원들이 R&D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업계에서는 HK이노엔의 참전으로 국내 비만약 개발 경쟁에 더 가속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는 2030년 약 72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비만 치료제가 이미 존재하지만 글로벌 품귀 현상이 이어지며 국내 도입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입 후에도 국내 생산·제조·유통하는 국산 치료제와 가격 경쟁에서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제약사의 비만 치료제 개발이 너무 늦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 역시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도입하며 "국내 비만 치료 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 성과를 내는 제품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이미 임상 3상 절차를 밟고 있는 한미약품이 여전히 유의미하게 앞선 상태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미약품 역시 더 빠른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부터 그룹사 차원의 비만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 '에이치오피(Hanmi Obesity Pipeline, H.O.P)'를 추진하며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형 비만약으로 개발하겠다고 결정한 뒤 3개월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IND)를 제출했다. IND 승인 후 약 2개월 반 만에 첫 임상 대상자 등록도 마쳤다. 일반적인 신약 임상 진행 절차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목표 임상 종료 시점은 오는 2026년 상반기로, 향후 3년 내 국내에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약이 조만간 국내 도입될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공급량이 처방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가격 문제도 있다. 물론 제도적 차이, 비만 환자 수 등을 고려할 때 국내 도입 시 가격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비싼 수준일 것"이라며 "국내에서 생산·제조·유통하는 비만약이 탄생할 경우 다방면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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