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츠의 넥스트인스트루먼트 인수가 결정된 가운데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이 장흥순 전 벤처기업협회장의 구원투수로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한글과컴퓨터의 계열사인 거래소 상장기업 이노츠는 28일 장흥순 터보테크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넥스트인스트루먼트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 날 이노츠는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넥스트인스트루먼트 주식 373만1천70주를 구주인수 방식으로 총 127억원에 취득, 지분 35.8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이노츠가 인수한 지분은 넥스트인의 최대주주인 장흥순 터보테크 회장 주식 195만6천300주를 비롯, 터보테크 지분 140만주와 장 회장의 처와 처남인 김희재, 이동훈씨 지분 37만4천여주다.
이노츠는 지난 4월 한컴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계열사로 편입된 기업. 현재 한글과컴퓨터가 727만1540주(20.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컴의 모회사 격인 테크노마트가 800만주 22.61%를 가지고 있다.
이노츠는 지난 6월부터 위성복 전 조흥은행장이 대표이사 직을 맡아왔지만 이날 백종진 한글과컴퓨터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노츠의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던 장흥순 터보테크 회장도 이날 이사직을 사임, 이노츠의 이사로서 자신이 매각해야 할 주식의 매입을 결정하는 모순에서 벗어나게 됐다. 넥스트인스트루먼트의 주요주주는 터보테크와 장흥순 사장이기 때문.
위성복 전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백종진 사장이 이노츠의 대표에 올라선 것도 이번 주식 취득과 관련, 내부 갈등이 있지 않았느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이노츠 측은 "위성복 전 대표의 사임은 프라임그룹 고문으로만 남겠다는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이노츠 사정에 가장 정통한 백종진 한컴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것이며 넥스트인스트루먼트 인수와 장흥순 이사의 사임도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노츠가 왜 LCD제조장비 업체인 넥스트인스트루먼트를 인수하려 하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업종의 연관성보다는 백종진 한컴 사장이 분식회계로 위기에 처한 장흥순 터보테크 회장 겸 전 벤처기업협회장 구하기에 나서 위상 강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해석이 분분하다.
백 사장은 올초 장흥순 씨의 후임 벤처기업협회장 선출에 조현정 현 회장과 함께 경선에 나설 뜻을 밝혔었다. 그런데 경선 직전 백종진 사장의 양보로 경선없이 새 회장이 선출됐다.
당시 벤처업계에서는 장흥순 당시 회장이 벤처업계에 영향력이 다소 부족했던 백 사장 대신 조현정 현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후 백 사장은 장흥순 회장을 이노츠의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장흥순 회장 끌어안기에 나섰고, 장 회장의 분식회계 사건을 계기로 두사람의 입장은 정반대가 됐다.
백 사장이 위기에 처한 장흥순씨를 지원하며 벤처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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