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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흑전' 후 유럽서 돌아온 이재용 회장 "봄이 왔네요"…의미는?


출장 기간 獨서 자이스와 EUV 협력 논의·바티칸서 교황 첫 알현
'AI 열풍'에 삼성전자 올 1분기 반도체 사업 5개월 만에 '흑자 전환'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봄이 왔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열흘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유럽 출장을 마친 후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유럽 출장을 마친 후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입국장으로 나와 "아침부터 나와서 고생이 많다"며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넸다. 다만 이번 출장의 성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이날 이 회장이 '봄이 왔다'고 말한 것은 계절적 의미뿐만 아니라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을 빗대어 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5개 분기 만에 70조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에서 1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열풍에 급성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대응해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 올 2분기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자이스 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자이스 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아울러 이번 유럽 출장에서 이 회장은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비즈니스 미팅,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달 26일(현지시간)에는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책임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 '슈퍼 을(乙)'로 불리는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에 3만여개의 EUV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또 다른 '슈퍼 을'이로도 불린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 EUV 장비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앞으로는 D램 공정에서도 비중이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해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6세대(1c)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D램에 EUV 공정이 적용되면 동일한 칩 면적 위에 더 촘촘하게 회로를 새길 수 있어 경쟁 업체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자이스는 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전략적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있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27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있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이후 이 회장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과 유럽 시장 점검, 주재원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27일(현지시간)에는 바티칸 사도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인 알현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이 교황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추기경은 지난 2022년 5월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으로 임명됐고, 이 회장은 그해 7월 바티칸을 방문해 유 추기경을 축하한 인연이 있다.

이번 만남에는 이 회장과 프란치스코 교황뿐 아니라 유 추기경,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다비데 코르테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의 IT제품 세일즈 헤드가 동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교황과 준비한 기념품을 교환했고, 교황은 이 회장과 삼성 대표단에 덕담과 축복의 말을 건넸다.

이번 만남은 삼성전자의 옥외 전광판 기부에 교황청이 답례하는 의미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여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옥외 전광판 4대를 설치했다. 일본 파나소닉이 2007년 설치한 옥외 전광판이 낡고 해상도가 떨어져 교황청이 교체를 검토하던 중이었다.

교황청은 전 세계에서 약 3천만명의 순례객이 바티칸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가톨릭 희년을 앞두고 손님 맞이에 도움을 준 삼성전자에 깊은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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