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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외환 시장 개방으로 해외에서 원화 자산 거래의 길이 열립니다. 비즈니스를 발굴해서 기회를 찾아보겠습니다."
조범준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장(상무)은 막중한 책임을 맡고도 의욕이 넘쳤다. 오는 7월 외환시장 개방과 개장 시장 연장에 대비한 준비와 함께 코앞으로 다가온 딜링룸 이전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오는 3일 새 딜링룸 정식 개관을 앞두고 하나은행 명동 사옥의 딜링룸에서 그를 만났다.
1975년생인 그는 은행에서 가장 젊은 임원이다. 올해 초 은행의 채권·외환 운용 등을 이끄는 자금시장그룹장으로 승진했다.
딜러인 그에게 딜링룸 이전은 의미가 크다. 조 그룹장은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비용을 투입해 딜링룸 이전을 준비했다"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몇몇 사진 기자들의 평가도 좋았다"고 했다.
딜링룸은 옛 외환은행 본점인 하나은행 명동 사옥에서 바로 인근의 신사옥 을지로 본점 4층으로 옮긴다. 복층 구조에다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연상시키는 모습에 현란한 전광판까지 공을 들였다.
그는 2003년 외환은행에 입행 후 지점 근무 등을 하다가 2005년 1월부터 지금까지 20년간 딜러로 일하고 있다. 처음부터 딜러를 꿈꿨던 건 아니다. 지점에서 근무하다 우연히 외환 딜러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간 자본시장그룹에서도 파생상품, 채권 등을 두루두루 맡았다. 위기도 많았다. 그때마다 주어진 일을 하나하나 해결해 냈다. 그는 예상치 못하게 2007년부터 파생상품 운용을 책임지는 트레이딩 데스크를 맡았다. 이듬해인 2008년 금융위기가 왔다.
그는 "갑자기 데스크를 맡게 되면서 막막하기도 하고 걱정도 됐다"면서도 "2007년엔 이익도 적어 각종 위험 요인을 미리 찾아보고 일일 운용 기록을 엑셀로 정리하면서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하다 보니 2008년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고, 이게 기회가 돼 이익을 많이 냈다"고 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에 따라 오는 7월부터 국내 외환시장 개방과 함께 단계적으로 개장 시간을 24시간으로 확대한다. 외국인들의 원화 자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숙련된 인력의 충원이 만만치 않지만, 시장에 직접 나가 부딪치며 거래 경험을 쌓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그룹장은 "외환 시장 개방을 해야 한다면 적극적으로 하자는 차원에서 런던 지역에 인력 등을 확대 개편했다"며 "런던에도 해외 외국환업무 취급 기관(RFI) 등록을 해서 24시간 거래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런던에는 5명이 근무 중이다. 7월엔 추가로 3명을 파견해 8명 규모로 운영할 예정이다. 뉴욕에도 진출할 계획으로 세부 계획을 구상 중이다.
그는 "국내 딜링룸도 2교대로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지만, 야간 업무를 전담할 5명으로 구성된 1개 조를 편성하기 위해 추가 인력을 할당해 놓은 상태"라고 했다.
외환 시장 개방 맞물려 향후 우리나라가 세계 3대 채권 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는 "외환 시장 선진화로 WGBI 가입도 수월해질 것"이라며 "해외에서 국채 투자가 늘면 국내 유입 투자금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대해 그는 "은행은 국고채 전문 딜러(PD) 라이선스가 있어 국채를 바로 입찰받을 수 있는데 국내법상으로는 증권만이 국채 중개를 할 수 있다"며 "PD 은행이 외국인에게 국채를 매매하도록 제한적으로 허용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올해 채권 시장 전망에 대해 "미국의 금리 인하 방향성은 맞는 것 같은데 6월 또는 9월 시기를 정해서 베팅하기에는 힘들 것"이라며 "확률적으로 안전한 방향을 설정해 복합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채권의 캐리(이자수익) 자체는 과거보다 많은 편이라 안정적인 캐리 범위만 형성할 수 있다면 이를 위주로 운용해 볼 생각"이라고도 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사진=곽영래 기자(ra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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