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우주항공청이 직원을 뽑고 있다. 당신은 지원했는가?”
답: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지원한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연구직은 특히 지원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경우 포닥(박사후연구원) 등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우주 분야에서 현재 초미의 관심사는 ‘우주항공청’이다. 4월 10일 총선이 끝나고 5월에 경남 사천시에서 문을 연다. 개청한다. 우리나라 우주 전담 부처가 생긴다는 점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다.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우주항공청 개청에 즈음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지난 25일 마감한 우주항공청 직원 채용에 수많은(?) 사람이 지원했다고 추켜세웠다. 과기정통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추진단)은 25일 마감한 일반 임기제 공무원 채용 접수 결과 50명 모집에 807명이 응시했다고 발표했다. 평균 경쟁률은 ‘16.1대1’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직급별로 보면 선임연구원(5급) 22명 모집에 415명이 응시해 18.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6급 연구원의 평균 경쟁률은 13.1대1, 7급 연구원은 14.7대1을 기록했다.
‘16.1대1’이라는 경쟁률에 방점이 찍히면서 ‘그만큼 우주항공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내심 알아주기를 바라는 자료였다.
다만 이번 경쟁률은 그동안의 공무원 경쟁률 평균을 놓고 본다면 높은 축에 속하진 않는다. 올해 9급 공무원 경쟁률은 인기가 떨어졌음에도 ‘21.8대 1’을 기록했다. 1992년 이후 32년 만에 최저임에도 20대 1을 넘었다.
경쟁률뿐 아니라 이번에 5~7급 우주항공청 인재 모집에 응시한 이들의 면면도 회자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산업체에서 퇴직한 이들,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 대전 정부출연연구소의 관련 연구원에서 미래가 불안한 포닥(박사후과정)들이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추진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짧은 기간 동안 50명 모집에 800여명에 이르는 이들이 응시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우주항공청의 입지 조건에 대해 ‘경남 사천은 외로운 섬’이라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서도 일일이 대응하고 있다.
젊은 과학자들이 우주청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보도에 대해 추진단 측은 “(관련 인재 모집에) 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는 사천에 교통·교육·의료 인프라가 거의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추진단 측은 “(우주항공청사) 인근에 교통·교육·의료 인프라가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한 뒤 버스터미널은 7.8km, 공항은 8.3km, 고속철도역은 16km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유치원과 초·중·고는 3~4km, 경상국립대는 16km 거리에 있다고 항변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우주항공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산하) 우주항공청 출범부터가 비상식적이라는 것은 우주 분야 전문가들이라면 누구나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그동안 우리나라 우주 관련 인재들은 ‘과기정통부의 노예’였는데 이젠 외로이 떨어져 있는 경남 사천의 ‘우주항공청 노예’가 되는 것을 누가 반기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남 사천은 이순신 장군의 ‘사천해전’ 등 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곳”이라며 “그곳에 빗대 현재의 느낌을 전하자면 ‘큰 칼 옆에 차고는 누웠는데’ 외롭기만 하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큰 칼(대통령의 공약)로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에 우여곡절 끝에 개청은 하는데 인재 영입은 물론 우주항공청의 한계, 정주 여건 등이 총체적으로 맞물리면서 ‘외롭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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