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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지는 법] <8> 콘텐츠를 부지런히 올려라


어린 시절 앤디 워홀은 만화나 잡지를 오려 침실 벽에 붙이거나 스크랩북을 만들어 침대 아래 숨겨놓곤 했다. 구질구질한 질환으로 자주 아파 학교에 가거나 나가 놀지 못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픈 아들을 위해 가난한 부모가 큰 돈을 들여 사준 녹음기와 카메라는 일생일대의 선물이 됐다. 아들은 지하실에 틀어박혀 녹음기와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세상에 빠져들었다.

콘텐츠를 만드는 경험은 어린 시절의 독서와 놀이에서 비롯된다. 워홀은 좋아하는 캐릭터나 스타의 그림과 사진으로 스크랩북을 만들었다. 직접 그리거나 찍은 그림과 사진을 곁들인 편지도 보내고, 그들의 사인이나 굿즈를 모았다. 유명한 스타의 열성 팬이 된 것이다. 이 때 워홀은 동갑내기 아역 스타 셜리 템플에게 그림 편지를 보내 사인을 곁들인 답장을 받기도 했다.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왼쪽)과 허두영 라이방 대표.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왼쪽)과 허두영 라이방 대표.

어린 워홀은 백반증으로 피부가 얼룩덜룩 하고, 딸기코로 얼굴이 지저분해 보였다. 카메라로 찍은 자신의 얼굴이 못마땅했던 워홀은 검은 연필로 사진을 덧칠해서 코를 세우고 머리카락을 입히면서, 여권사진까지 조작하기도 했다. 요즘으로 치면 '뽀샵'이다. 사진을 굵은 선으로 멋있게 덧칠하는 '재능'은 나중에 실크스크린과 어울려 그의 고유한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스크랩북을 만드는 앙증맞은 취미는 출판으로 이어졌다. 직접 그리거나 찍은 그림과 사진에 글까지 얹어 책으로 내는 작업이다. 예쁜 그림을 그리고 손재주가 깔끔한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았을 것이다. 워홀은 어머니와 함께 20대에 동화책을 만들기 시작해서 구두, 요리, 남성을 소재로 하는 깜찍한 스케치북을 전시하거나 그림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유명인사를 자주 만나던 워홀은 걸핏하면 그들에게 녹음기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이댔다. 회의나 사교 모임에서 수집한 스타들의 목소리와 사진과 영상은 작품 소재가 됐다. 이런 평소 경험을 바탕으로 워홀은 뚱땅뚱땅 대중문화 잡지 '인터뷰'를 창간하고, 아트북 '앤디 워홀의 색인'(Andy Warhol's Index)도 설렁설렁 발간했다.

앤디 워홀은 록 음악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벨벳언더그라운드의 데뷔앨범에 그린 레코드 표지 '바나나'. [사진=TheWarholMuseum 인스타그램]
앤디 워홀은 록 음악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벨벳언더그라운드의 데뷔앨범에 그린 레코드 표지 '바나나'. [사진=TheWarholMuseum 인스타그램]

녹음기와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다 보면 음악과 영상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워홀은 급진적인 록밴드(Rock Band)인 '벨벳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데뷔앨범을 프로듀싱 하면서 레코드 표지 '바나나'를 제작하기도 했다. 실험적인 영화도 만들었다. 먹거나 자는 일상 장면을 오래 비춰주거나, 당시 가장 높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8시간 동안 타임랩스(저속 촬영)로 보여주기도 했다.

1987년 환갑을 앞두고 워홀이 죽은 뒤, 그의 집에서 온갖 물품이 가득 찬 상자가 641개나 발견됐다. 모두 'Andy’s stuff'(앤디의 것)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편지, 우표, 사진, 장난감, 기념품, 신발 따위가 들어있다. 혹시 쓸모가 있을까 싶어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증일 것이다. 멋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워홀은 일생동안 부지런히 수집한 자료나 물건을 버리지 않고 꼼꼼하게 모았던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수집한 콘텐츠로 얼마나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을까? 미술과 출판과 음반과 영상의 영역에서 온갖 기발한 콘텐츠를 쉽사리 만들어내던 워홀이 일찌감치 말했다. "작품이 평가받은 시간에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라. 작품이 좋은지 나쁜지, 사람들이 좋아할지 싫어할지는 그들이 결정할 일이다. 고민하지 말고 일단 완성하라."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은 IBM, 보안회사, 테크스타트업, H그룹 계열사, 비영리재단, 감리법인에서 중간관리자, 임원,대표이사, 연구소장, 사무국장, 수석감리원을 지냈다. KAIST 기술경영대학원에서 벤처창업을 가르쳤고, 국민대 겸임교수로 프로세스/프로젝트/IT컨설팅을 강의하고 있다. 또 프로보노 홈피에 지적 자산을 널어 놓는다.

◇허두영 라이방 대표는 전자신문, 서울경제, 소프트뱅크미디어, CNET, 동아사이언스 등등에서 기자와 PD로 일하며 테크가 '떼돈'으로 바뀌는 놀라운 프로세스들을 30년 넘게 지켜봤다. 첨단테크와 스타트업 관련 온갖 심사에 '깍두기'로 끼어든 경험을 무기로 뭐든 아는 체 하는 게 단점이다. 테크를 콘텐츠로 꾸며 미디어로 퍼뜨리는 비즈니스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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