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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뷰] 민주당 덮친 '이재명 비선조직' 공천 개입 의혹


문학진 "'비선 뒷작업' 묵과 못 해"
'경기도팀', 정가 떠도는 미확인 조직
'이 대표 최측근 정진상이 핵심' 의혹
당내, '올드보이 용퇴론' 의미 왜곡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선조직 '경기도팀'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고조될 모양새다. 인적 쇄신 단행을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당대표가 직접 공천에 개입했다는 문제부터 비선 개입설까지 제기되면서 당내 우려는 커지고 있다.

문학진 "당 흔들 의도 없다"

비선 논란을 처음 제기한 문학진 전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을 흔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공당의 공천을 비선을 움직여서 뒷작업 했다는 일에 대해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 대표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면서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적 쇄신 의지를 담은 발언으로, 이 대표는 최근 직접 당내 전·현직 의원들에 접촉해 불출마를 권고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후배에게 정치입문의 길을 열어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전 의원이 단순한 선당후사 요구가 아닌, 이 대표가 비선조직이 조작한 후보적합도 조사결과를 들어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 대표는 당의 공식 후보적합도(경기 광주을) 조사결과라는 전제로, 안태준 당대표 특별보좌역(전 경기주택 도시공사 부사장) 31%, 신동헌 전 경기광주시장 11%, 박덕동 전 경기도의원 11%, 문 전 의원 10%가 나왔다고 제시했다.

안규백 "자체 여론조사 없었다"

그러나 문 전 의원은 "전혀 터무니없는 수치"라는 입장이다. 문 전 의원 캠프가 지난 2~3일 유와이텔 여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4명의 예비후보에 대한 적합도 조사를 한 결과, 자신이 1등이고 안 전 부사장은 4등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자체 여론조사를 진행한 바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만큼, 비선조직이 조사한 결과라고 문 전 의원은 의심하고 있다. 또 후보적합도 격자가 20%p로 나온 것도 특별당규상 단수공천을 염두에 둔 의도된 결과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경기도팀'은 정가에서 떠도는 미확인 조직이다. 다만, 핵심인사로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있다는 의혹까지 나온 상태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에 연루돼 구속됐지만, 지난해 4월 보석으로 석방된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정진상 같은 분이, 과거 경기도나 성남시의 측근들이 저 전통 있는 공당을 좌우하고 있나"라며 "(민주당 공천이) 이재명의 옥중공천은 아닐지 몰라도 정진상의 옥중공천처럼 돼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문 전 의원은 이 팀에 대해 "공당의 공식 라인이 아닌 비공식 라인을 통해 공천 밑작업을 하는 것이고 그것이 경기도팀"이라면서 "자신들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공천하기 위해 절묘하게 20%p 격차가 나게 수치를 만드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문 전 의원 면담 요청에 '침묵'

당의 공식 조사결과라고 반박한 이 대표는 현재(15일)까지 문 전 의원의 면담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문 전 의원은 "우리 데이터(후보적합도 조사결과)와 이 대표가 제시한 조사 결과가 실상과 맞지 않은 수치인만큼 이를 설명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한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풀려고 노력했지만 이 대표는 어떤 기회도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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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조직 논란이 확산되는 것은 소위 '찐명'(찐이재명)계로 불리는 원외 핵심 조직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 최근 공관위가 발표한 공천 심사 결과를 보면, 더민주혁신회의 소속 후보들이 다수 수도권 경선 지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보니 문 전 의원은 "더민주혁신회의 인사들을 뽑기 위해 여러 지역에서 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의 민주당' 큰 코 다쳐

당 원로들도 우려하고 있다. 권노갑 민주당 상임위원 등 당 원로 4인은 입장문을 통해 "정체불명의 비선 조직이 공천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여의도에 파다하다"며 "공당의 공천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인태 국회 전 사무총장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에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 작업을 하는 게 아닌가"라면서 "만약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큰코다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당내 일부에선 이 대표의 소위 '올드보이 용퇴론'이 이번 비선 논란을 계기로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정 전 실장이 모처에서 특정 지역과 관련된 공천 작업을 하고 있고 그것을 비선 조직이라고 부르는 소문은 접했다"며 "이것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안 전 부사장이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전직 국회의원을 20%p 격차로 이겼다는 조사는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의원의 문제가 그냥 지나가더라도 가령 수도권의 경우 친문(친문재인)·비명(비이재명)계를 '컷오프'하는 것에 상당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이런 문제가 부각되면 결국 제3지대로 간 이낙연 전 대표의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힘을 받게 될 것이고 우리 당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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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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