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연 매출 8조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영업익은 전년 대비 '뒷걸음'하면서 실속을 챙기지는 못했다. 오는 3월 공식 선임되는 새 경영진 체제 아래 카카오는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혜령 카카오 재무그룹장(CFO)는 15일 2023년 4분기·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는 전 사업 부문에서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한 해였다"며 "올해를 신뢰 회복과 사업 개선 원년으로 삼고 효율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 8조1058억원, 영업이익 50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2%다. 최 CFO는 "지난해는 손실이 컸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해 운영 부담을 줄이면서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최 CFO는 "카카오톡의 진화를 통해 광고와 커머스 수익화 기반을 확대하면서 본연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본 의미 있는 한 해였다"며 "2023년 하반기부터 보여준 카카오의 핵심 사업 경쟁력 상승과 개선 추세는 2024년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광고, 커머스(선물하기) 등 카카오톡 기반의 사업을 통칭하는 '톡비즈'의 2023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5815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1.2% 늘었다.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이 주축이 돼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새 대표 체제에서도 사업의 연속성을 갖고 경쟁력을 강화해 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마케팅비 집행 효율화, 보수적인 채용 기조 등을 병행하며 수익성을 개선해가겠다는 방침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와는 자주 소통하며 사업이 연속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이야기 중"이라며 "향후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을 통해 긍정적인 이용자 경험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커머스 등 카카오의 핵심 비즈니스의 성장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이커머스(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광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홍 대표는 "가격 소비 중심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카카오는 가격 소비보다 가치 소비를 지향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가격 소비 위주의 종합몰은 그동안 양강 체계로 재편돼 왔는데 알리, 테무와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의 참여로 마케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카카오에 대한 광고비 집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코GPT 2.0(가칭)'의 정식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 고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코GPT(KoGPT) 2.0은 카카오 서비스에 실제 적용되기 충분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현재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며 고도화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카카오 생태계 내 많은 서비스는 전 국민이 대상인 만큼 비용 경쟁력과 서비스 효용성이 중요하다"며 "자체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과 글로벌 인공지능(AI) 모델을 유연하게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의 2023년 4분기 매출은 2조1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92억원으로 같은 기간 109% 증가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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