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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만나] "서민금융, 사회안전망으로 접근해야"


"서민에게 갑자기 2000만원이 어디서 생겨요?"
"신용 사면보단 추심 금지·채무조정이 더 시급"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 인터뷰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매일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집니다. 정보 유통이 빛의 속도로 빨라져 늘 새로운 얘기에 둘러싸입니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만, 그 안에 어떤 고민과 혜안이 녹아있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뉴스24가 시작합니다. 화제의 인물을 찾아 직접 묻고, 듣겠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편집자]

"정책 서민금융은 수요 초과 상황입니다.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해요. 그때그때 효과가 없는 것들이 대책으로 나와선 안 됩니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민금융연구원 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서민금융을 위해선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민금융연구원 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서민금융을 위해선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곽영래 기자]

생명 유지 장치를 쓰듯이 시급한 정책은 시급한대로 실행하더라도, 서민에게 필요한 건 장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치료법이라는 취지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을 만나 서민금융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정부에서 불평등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8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35위다. 그만큼 국민이 느끼는 안정감과 만족감이 낮다. 취약계층의 빈곤율이나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간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소득배율을 보면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안 원장은 "사회안전망은 비용 지급으로 어쩔 수 없이 잘못된 선택을 바꾸지 못하는 '매몰 비용(Sunk cost)'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구 노력을 먼저 한 사람들에게 정책금융을 공급하되, 그 안에서도 시장 원리는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이나 사고로 불가피하게 연체하는 이들에겐 신용 사면보다는 채무조정이 시급해요. 신용 사면은 적절한 조치지만, 5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하는 신용 사면은 실효성이 낮다"고 했다. 포퓰리즘과 형평성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민이 2000만원이 갑자기 어디서 생겨요? 상식이 있다면 이해할 수 있어요." 앞서 금융위원회는 2021년 9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발생한 2000만원 이하의 연체 및 대위변제·대지급에 대해 오는 5월 31일까지 전액 상환하면 연체 이력 정보를 삭제해 준다고 발표했다.

제도권 금융의 특징은 약속일에 상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신용 사면은 현 시스템에선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안 원장은 "그들을 위해 작동할 수 있도록 상환 기간을 늘려주거나 이자를 유예해 주는 채무조정이 필요해요. 이런 보조적인 사회 장치들이 있어야 위기를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심 금지제도가 사실상 방치되는 현실도 사회안전망을 보완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그는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추심 금지를 지원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예산에 한계가 있어 실질적으로 지원받는 채무자는 미미한 상황"이라며 "법률대리인 지원을 늘리거나 중간 사다리 역할을 해줄 다른 전문가를 투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민금융을 위해선 대부금융 활성화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저신용 취약계층이 생계가 위급할 때 급전을 융통할 수 있는 건 대부업체뿐이에요. 서민금융의 바로미터죠. 대부업체는 저신용 취약 차주 20%에 자금을 공급해 왔는데, 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부실률로 마진이 축소되자 이조차도 줄고 있어요. 담보가 없고,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돈을 빌릴 곳이 없어진 거예요."

안 원장은 "정부가 할 일은 노력하면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인데, 정부에서 복지로 해야 할 일에 소홀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영화 기생충처럼 약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구조"라며 "기업이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확충하도록 해야 서민의 희망 사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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