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지문에서 메가스터디 소속 '일타 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같은 문제가 출제돼 교육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이 16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열린 가운데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https://image.inews24.com/v1/9009ec392caa73.jpg)
교육부는 8일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이 메가스터디 강사의 모의고사 교재 지문과 유사하게 출제된 배경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당시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이유로 뒤늦게 전한 것이다.
지난 2022년 11월 시행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은 지문을 읽고 주제를 찾는 3점짜리 문항이다. 이는 메가스터디 일타 강사가 수능 직전 제공한 모의고사에 나온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지문은 미국 법학자이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이 2020년 출간한 저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됐다.
그러나 문제 출제 직후 입시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해당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2022년 9월에 출간한 영어 모의고사 문제집의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수능 직후부터 닷새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접수한 이의 신청 총 660여 건 가운데 100여 건이 23번 문항에 집중될 정도였다.
이의신청자들은 유명 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를 미리 풀어보고 해설 강의까지 들은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평가원은 영어 23번 문항에 대한 이의 제기에 관해 문제·정답 오류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라며 심사 대상으로 올리지도 않았다. 평가원은 "특정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지문의 출처가 동일하지만,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다르다"고 밝히면서 지문이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이 16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열린 가운데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https://image.inews24.com/v1/2c6d52358422af.jpg)
즉 사설 모의고사 문항은 어휘 뜻을 묻는 문항으로, 수능 문항과 문제 유형이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에서 시중에 판매된 문제집은 미리 확인하지만, 강사들이 개별적으로 강의 시간에 제공한 문제는 확인이 어려워 검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교육부가 운영한 '사교육 카르텔 신고 센터'에 똑같은 문제가 다시 제기되자, 교육부는 입장을 바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도 교육부와 평가원이 해당 논란을 인지하고도 뒤늦게 조치한 이유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2022년 9월 출간한 영어 모의고사 문제집은 학원생뿐 아니라 누구나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이며, 저자는 조사를 안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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